[OSEN=김경주 인턴기자] 쌍둥이 남매는 사랑을 했다. 그리고 그들은 뜨거운 사춘기를 거쳐 더 단단해졌다. 또 사춘기이기에 그들의 사랑은 눈부셨다.

지난 20일 서울 동대문구 메가박스에서 첫 선을 보인 영화 '열여덟, 열아홉'은 순수하지만 당돌하고 어설프지만 특별하며, 위태롭지만 달콤한 10대들의 첫사랑을 담아내며 점차 성장해나가는 청춘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사실 사춘기 소년소녀들의 성장 영화는 다소 진부할 수도 있는 소재. 지난 해 배우 이제훈을 단숨에 충무로의 떠오르는 별로 만들었던 영화 '파수꾼'을 비롯해 영화 '혜화, 동' 등 청춘 영화들이 많이 존재하는 것처럼 청춘들의 성장통은 이미 많이 회자된 바 있다.

그러나 '열여덟, 열아홉'의 연출을 맡은 배광수 감독이 말했듯 성장의 감동은 언제나 유효한 법. 누구나 겪은 사춘기의 성장통을 영화로 다루며 그것을 보는 관객들에게도 새로운 용기를 전해줄 수 있는 매력적인 소재이기 때문이다.

또한 '열여덟, 열아홉'의 사춘기 청춘들은 여타 청춘 영화의 주인공들보다 좀 더 지독한 아픔을 겪어야 했다. 이란성 쌍둥이의 사랑을 다루고 있는 것. 지독한 아픔인만큼 극 중 주인공들은 한층 단단해졌다.

평소 친구들에게 오해를 받을 만큼 사이가 좋았던 이란성 쌍둥이 남매 호야(유연석 분)와 서야(백진희 분)는 서로에 대한 엇갈린 감정으로 인해 갈등하게 되고 그러던 중 서야가 뜻밖의 상처를 안게 되면서 호야는 복수를 위해 권투를 시작하지만 점차 권투를 통해 성숙해가는 자신을 깨닫게 된다.

얼핏 보면 '막장'이라고 욕할 수도 있겠다. 남매의 사랑을 다루고 있기 때문. 하지만 이들을 마냥 '막장'이라고 욕할 수만은 없는 것은 이들이 사춘기의 청춘이라는 점이다.

'질풍 노도의 시기'라는 또 다른 수식어를 가지고 있는 '사춘기'는 그 수식어만큼 불안정한 시기라 할 수 있다. 10대에서 20대로 넘어가는 이 과도기의 시기 속 소년소녀들은 실수도 하고 실패도 하면서 어른이 되는 준비를 한다. 사춘기에 실수하지 않은 사람이 어딨을까.

다른 사람과 소통하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영화 속 호야는 권투를 통해 자기 자신을 단련시키고 성숙시킨다. 그리고 서야 역시 마찬가지다. 두 사람은 자신들 앞에 닥친 시련에 다소 혼란스러워하지만 꿋꿋하게 시련을 헤쳐나가며 결국은 '어른'에 한 발짝 다가선다. 이러한 점이 두 사람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은 이유다.

기자간담회에서 배광수 감독이 밝혔듯 호야와 서야의 사랑을 오이디푸스의 감정이 아닌 그저 어리기 때문에 생긴 감정으로 바라볼 때 이 영화를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 '올드보이'에서 유지태의 아역으로 등장해 주목을 받았던 배우 유연석과 MBC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에서 통통 튀는 매력으로 시선을 사로잡은 배우 백진희 등 라이징 스타들이 총출동해 화제를 모은 바 있는 '열여덟, 열아홉'은 내달 1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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