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막(바람막이), 후드, 염색머리 다 중요하지만, 패션 종결자는 역시 '짧치'죠!"
10대 청소년들이 많이 찾는 온라인 패션 쇼핑몰에 남긴 글에서 한 네티즌은 "새 학기에 '짧치'를 입고 등교할 생각을 하니 벌써 설렌다"고 썼다. 짧치는 '짧은 치마'의 줄인 말로, 보통 60㎝ 정도 길이의 교복 치마를 30㎝ 내외로 짧게 수선한 것을 말한다.
학생들의 온라인 커뮤니티나 쇼핑몰, 카페 등에서는 이렇게 '짧치' 등 교복을 변형하거나 사복과 조합해 경쟁적으로 새로운 패션을 창조하며 노는 일이 유행하고 있다. 소위 짧치를 입고 다리가 훤히 드러나게 찍은 인증샷을 올리고 서로 평가하며, 심지어 수선할 필요도 없이 미리 짧게 줄여 놓은 치마를 서로 사고팔기도 한다.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하면 수백건의 '짧치 착용샷(짧은 치마를 입고 찍은 사진)'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서울 신촌이나 명동, 강남 등 번화가에서도 진하게 화장하고 염색머리와 함께 짧은 치마로 한껏 멋을 낸 여학생들 무리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는 서울 경기지역에 학생인권조례가 시행되면서 청소년들이 아무런 거리낌 없이 변형된 복장을 착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서울의 한 중학교 남자 교사는 "염색 머리, 휘황찬란한 사복패션에 이어, 쳐다보기 민망할 정도로 짧은 치마를 입고 등교하는 여학생들을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벌써 난감하다"고 말했다.
청소년들 사이에서 '짧치'보다 더 짧은 치마는 '똥치', 몸에 딱 달라붙는 치마는 '빽치'라고 불린다. 한 여학생은 "친구들 사이에서 이번 학기부터는 아무렇게나 입고 다녀도 선생님들이 손댈 방법이 없다는 소문이 퍼져 있다"고 말했다.
입력 2012.02.14.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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