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서 일본에 가장 우호적인 국가 가운데 하나였던 대만에서 최근 반일감정이 급격하게 확산하고 있다. 일본인 여성 탤런트의 대만인 택시기사 폭행사건이 계기였다.
12일 산케이(産經)신문에 따르면, 지난 3일 타이베이(臺北) 시내에서 택시를 타고 가던 승객들이 택시 기사를 폭행해 중상을 입힌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승객 중 한 명이 대만에서 활동 중인 일본인 탤런트 가와시마 마키요(川島茉樹代·27)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현지 언론에 의해 급격히 확대됐다.
사건 당일 마키요는 도쿄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도모요세 다카테루(友寄隆輝·34)씨 등과 타이베이 시내에서 술을 마신 뒤 호텔로 향하던 길이었다. 산케이에 따르면, 택시를 타고 가던 마키요 등은 안전벨트 착용을 당부한 택시기사(55)와 시비가 붙었고, 마키요와 다카테루는 길가에 차를 세우게 한 뒤 운전기사의 머리와 가슴을 마구 때렸다. 뼈가 부러지는 등의 중상을 입은 택시기사는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져 한때 중태였지만, 최근에는 의식을 되찾은 상태다.
현지 언론들은 이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처음에는 주요 방송사가 마키요의 사죄 회견 등을 많은 시간을 할애해 반복해서 보도했다. 이후 당시 폭행 현장에 대만인 여성 탤런트 2명이 함께 있었다는 점이 추가로 확인되고, 현장을 지나던 다른 택시의 블랙박스에 찍힌 폭행 영상 등이 공개되면서 계속해서 이슈화했다.
특히 마키요의 해명 가운데 일부가 사실과 다른 점이 확인되고 거짓말 논란으로 번지자, 연합보·자유시보·중국 시보·빈과일보 등 유력 신문까지 1면 기사로 해당 사건을 조명하고 나섰다. 인터넷에서는 ‘반(反)마키요 공식 홈페이지’까지 생겨났다.
산케이는 대만에서 외교부 공보관이 직접 나서 해당 사건에 대해 “대일 관계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한 점을 전하면서, “동일본 대지진 당시 재해지역에 200억엔(3000억원)의 의연금을 냈던 대만의 친일감정에 악영향이 우려될 정도의 사회현상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