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임영진 기자] 여자가 달라지고 있다. 남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직업인 경찰, 변호사, 탐정에 도전한 여성들의 삶을 그린 미국 드라마(미드)가 대세로 떠올랐다.
범죄 수사물 열풍이 여성으로 초점을 바꾸고 있다. 천재적인 능력과 뛰어난 미모, 센스까지 겸비한 극 주인공들은 육체적 열세를 극복하고 남자보다 통쾌하게 수사를 처리하며 미드팬을 열광케 한다. 이와 함께 회사원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고민했을 직장 내 성차별, 직장 생활과 가족 사이에서의 갈등, 여성으로서의 건강과 고민 등을 현실적으로 그리며 높은 공감대를 형성하는 등 작품성과 시청률,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미국에서 여자 수사반장이 만들어진다면 '프라임 서스펙트'가 될 것이다. '프라임 서스펙트'는 남자보다 건장하고 무자비한 제인 티모니가 뉴욕경찰청의 강력반 형사로 전근 오면서부터 시작한다. 전형적인 아웃사이더인 제인 티모니는 처음부터 동료들의 미움을 받는 직장 내 왕따를 경험한다. '프라임 서스펙트'는 항상 자신감에 차 보이지만 개인적으로는 경찰서 내 성차별, 개인적인 불만과 방황을 하는 제인 티모니를 통해 범죄 수사라는 주제 외에도 여자라는 캐릭터를 현실적으로 조명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지난해 하반기 미국 NBC가 프라임타임에 편성했을 만큼 높은 완성도를 지녔다.
'프라임 서스펙트'는 영국 영화 '더 퀸'의 리메이크 작품이다. 주연을 맡아 시즌 7까지 출연하며 독보적인 캐릭터를 구축한 배우 헬렌 미렌은 더 이상의 적임자는 없을 것이라는 평가를 들으며 각종 시상식을 휩쓸었다. 때문에 리메이크작 '프라임 서스펙트'의 주인공을 찾기 위해 제작진은 난항을 겪었다. 남자를 짓누르는 카리스마와 여성의 고뇌를 동시에 안고 있는 배우를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였다.
결국 영화 '코요테 어글리'에서 보스 기질이 다분한 술집 주인을 연기했던 마리아 벨로가 낙점되었다. 그는 여성적인 매력은 거의 없는 강인한 제인으로 변신해 큰 호평을 받았다. '프라임 서스펙트'는 현재 국내 미드채널 AXN에서 매주 목요일 밤 10시 50분에 방송 중이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로펌 버전 '데미지'도 눈여겨 볼만 하다. 냉철하고 스마트한 주인공 페티 휴즈가 등장하는 '데미지'는 시즌1 방송 당시 법정 스릴러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 미국 맨하튼에 위치한 로펌 회사의 오너인 페티 휴즈가 억만장자 프로비셔와 법정공방을 벌이며 자신의 승리를 위해 치밀한 두뇌싸움과 각종 암투를 벌인다는 내용을 가진 '데미지'. 올해 시즌5 방영을 앞두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AXN이 시즌1을 매주 목요일 밤 10시 방송된다.
어떤 사건이든 종지부를 찍고야 마는 형사 브렌다 존스. 그의 활약을 본떠 작품의 이름도 '클로저'가 됐다. 미국 TNT 간판 프로그램으로 현재 시즌7이 전파를 타고 있다. 미모와 실력을 갖춘 뉴욕 경찰서 부서장 브렌다는 매 시즌마다 더욱 업그레이드 된 수사 능력으로 돌아와 시청자들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부서장인 그녀는 항상 큰 가방을 가지고 다니며 꼼꼼하기로 소문난 인물. 길 눈이 어두워 늘 사건 현장에 지각하고 스트레스가 쌓이면 혼자 몰래 단 음식을 먹는 습관이 있으며 깐깐한 고집쟁이지만 증거가 없는 범죄의 자백을 받아내는 인터뷰 기술로 잔혹한 범죄를 해결해 나간다. 브렌다 역을 연기한 카이라 세드윅(Kyra Sedgwick)은 '클로저'로 골든 글로브(2007), 에미상(2010)을 수상했다. 미국 TNT에서 지난 2011년 7월부터 시즌 7을 방송 중이다.
'굿 와이프'는 10년 차 전업주부에서 세련된 로펌 변호사로 업그레이드한 여성 변호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은 법정 수사극. 2010년 골든 글로브 수상작인 '굿 와이프'는 쿡 카운티 주립 검사의 아내에서 로펌 변호사로 당당히 독립한 알리샤 플로릭의 이야기를 그려 여성 시청자들의 높은 지지를 받았다. 조지타운 로스쿨을 수석 졸업했지만 전업주부로 10여 년을 보낸 알리샤. 잘 나가던 지방검사 남편이 섹스스캔들로 감옥에 수감되자 알리샤는 생계를 책임져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좌충우돌 변호사 생활을 통해 가끔 답답한 모습을 보이지만 통쾌하게 상황을 극복해 나갈 때는 대리만족을 안긴다는 평을 듣는다. 현재 미국 CBS에서 2011년 9월부터 시즌 3를 방송 중이다.
끝으로 과잉기억증후군과 미모를 갖춘 천재적인 탐정의 범죄 수사물 '언포게터블'도 돋보인다. 캐리웰스는 눈으로 본 모든 것을 기억하는 천재적인 능력을 지녔지만 어린 시절 목격한 친언니의 살해 현장 만은 기억해 내지 못하는 치명적 상처를 가지고 있다. 언니의 죽음을 풀기 위해 경찰이 되었지만 각종 고초를 겪은 후 결국 언니의 사건에서 멀어지기 위해 경찰을 그만두고 사립탐정이 된다. 하지만 몇 년 후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 경찰들의 수사를 돕게 되고 언니의 살해범도 다시 추적한다. 미국 CBS에서 2011년 9월부터 시즌 1 방송 중이며 우리나라에서는 OCN을 통해 오는 15일 첫 방송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