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임금님의 진상품이었던 안동은어를 저장하기 위해 얼음을 채취하는 모습을 재연하는 '안동 석빙고 장빙제'가 7일 오전 10시 안동시 남후면 광음리 암산유원지와 안동민속박물관 야외 일원에서 열린다.
경북도, 안동시가 주최하고 전통문화콘텐츠개발사업단, 안동석빙고장빙제 추진위원회가 주관하는 '2012 안동석빙고 장빙제'는 안동은어를 저장했던 안동석빙고(보물 제305호)에 어떻게 낙동강 얼음이 채취되고 운반되고 저장되는지를 옛 방식 그대로 재연하는 행사다.
행사는 오전 10시 남후면 암산유원지 행사장에서 얼음을 채취하는 채빙행사로 시작된다. 채빙행사는 풍물패의 흥겨운 놀이마당과 함께 반달모양 전통 얼음톱으로 강얼음 자르기, 꼬챙이로 얼음 끌어 올리기, 목도로 얼음운반 등으로 12시까지 이어진다. 오후 2시부터 시작되는 운빙(運氷)행렬은 얼음을 실은 소달구지와 풍물패가 한데 어우러져 안동민속박물관 입구에서 안동석빙고 입구까지 이르게 된다.
다음으로 추위와 북방의 신인 현명씨(玄冥氏)에게 지내는 제사인 사한제(司寒祭)가 선성현객사(宣城縣客舍)에서 치러진다.
'사한제'라는 말은 '음력 12월에 얼음을 떠서 빙고에 넣을 때 장빙제를 지냈고, 춘분에 빙고문을 열 때 개빙제(開氷祭)를 지냈는데 이를 모두 사한제라 한다'는 문헌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사한제를 지낸 장정들은 4인1조가 돼 물푸레나무로 만든 목도로 평균 크기 가로 150㎝, 세로 30㎝, 무게 80㎏의 얼음을 져 석빙고로 나르게 된다. 그 와중에 장정들은 얼음 사이사이에 보냉역할을 하는 왕겨와 짚을 깔며 석빙고 안에 얼음을 차곡차곡 재운다.
장뱅행사가 끝나면 참가자들이 한데 안동은어 모닥불구이, 사한제에 쓰인 떡과 과일, 잔치국밥, 안동간고등어, 막걸리 등의 푸짐한 먹을거리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장빙제는 살을 에는 듯한 강바람을 막아줄 변변한 옷가지 한 벌 없던 조선시대 강촌마을 남정네들이 겨울철이 오면 이를 피해 멀리 떠났다가 봄이 되면 돌아오기도 하는 등 민초들에게는 힘든 노역이기도 했다.
오상일 석빙고장빙제 추진위원장은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하는 안동석빙고 장빙제가 우리 조상들의 슬기와 지혜를 배울 수 있는 뜻깊은 행사로서뿐만 아니라 지역주민 모두가 한데 어울려 즐기고 더 깊은 애향심을 키워나갈 수 있는 축제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