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지하철 1호선 서울역에서 갑자기 열차가 멈춰 서는 바람에 열차에 타고 있던 승객과 서울역 승강장에서 기다리던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가뜩이나 혹한에 힘들었던 승객들은 지하철 1호선 운영기관인 서울메트로에 항의했지만 정작 사고 수습에 나선 곳은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었다. 사고 열차를 운행하는 기관이 코레일이기 때문이다.
서울메트로에는 이날 서울역 사고와 관련해 항의하는 시민 전화가 평소보다 2~3배 많은 580여건, 문자메시지는 380여건이 접수됐다. 코레일 실수였지만 시민들이 이를 모르기 때문이다.
김정환 서울메트로 홍보팀장은 "지하철 역사에 있는 '광역전철 노선도'나 '지하철 노선도'에는 서울 지하철 노선만 표시돼 있고 별도의 경계 표시가 돼 있지 않아 경기도, 인천시 등으로 가는 지하철까지 전부 서울메트로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순환선인 2호선을 제외한 1·3·4호선은 일부 구간을 코레일과 함께 운영하는 '병행 노선'이다. 1호선 지하 구간인 서울역~청량리역 10개 역을 관리하고 지상 구간인 회기역~소요산역, 구로역~인천역(경인선), 남영역~천안역~신창역(경부선) 구간은 코레일에서 운영한다. 1호선을 달리는 전동차의 90%는 코레일 소속 기관사가 운행하는 코레일 전동차다.
정일봉 서울메트로 운전처장은 "정확한 의미에서 '서울 지하철 1호선'은 서울메트로가 운영하는 서울역~청량리역 지하 구간이다"고 말했다.
1호선뿐 아니라 수도권으로 이어진 3·4호선도 서울메트로와 코레일이 나눠서 운영하고 있다. 3호선은 지축역~대화역, 4호선은 선바위역~오이도역 구간을 코레일이 관리하고 나머지 서울 시내 구간은 서울메트로가 맡고 있다. 3호선은 고양시 일산구에 신도시가 조성되면서 경기도까지 노선이 확장됐고 4호선은 지난 1994년 코레일이 운영하던 과천역~안산역 구간과 서울메트로 운영 구간을 이으면서 한 노선이 됐다.
정 처장은 "전동차에 전기를 공급하는 방식도 코레일은 교류, 서울메트로는 직류로 서로 달라 전동차가 각 기관이 맡고 있는 구간의 경계를 지날 때마다 객실 내 전기 공급이 끊겨 조명이 10초간 꺼진다"고 말했다.
4호선의 경우 각 기관 운영구간 내 지하철 운행 방향도 다르다. 서울메트로는 우측통행, 코레일은 좌측통행이기 때문에 서울메트로 운영구간인 남태령역에서 코레일 운영구간인 선바위역 사이를 운행할 때 노선이 서로 교차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