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선(選) 의원으로 12대 국회의장을 역임한 운경(雲耕) 이재형(李載灐) 선생의 20주기 추모식이 28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정치원로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사진>
이철승 전 신민당 총재는 "선생과 저는 소속 단체와 조직은 달랐지만 목표와 의식은 같았다"고 했다. 정치부 기자 출신인 고흥길 한나라당 의원은 "선생은 만나야 할 상대를 신중히 선택하면서도 일단 배짱이 맞는 친구라고 생각하면 노소를 가리지 않고 정(情)을 듬뿍 줬다"고 했다. 3년 임기 동안 의장실은 '운경 복덕방'이라고 불릴 만치 사람이 몰렸다고 한다. 김정례 전 보사부 장관은 "정당이 창당 15년을 넘기지 못하고, 몇 번이고 헤쳐모여 하는 현 풍토에서 운경 선생의 정치력과 포용력이 한없이 그립다"고 했다.
35세에 제헌의원으로 당선된 후 자유당 정권에서 최연소(39세) 상공부 장관으로 등용된 운경은 족청(조선민족청년단)으로 분류되면서 탄압받아 3대 총선에는 출마하지 못했다. 야인 생활을 거친 뒤 1981년 민정당 대표위원으로 정계에 복귀했다. 그는 당시 전두환 대통령에게 단임제 약속을 지킬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했고, 87년 대선 땐 노태우 후보의 찬조연설 요청에 "삼권분립 하에서 국회의장은 여야를 초월해야 한다"며 거절했다.
그의 사후(死後) 135억원을 출연해 설립된 운경재단은 지난 20년간 고교생·대학생·대학원생 800여명에게 장학금을 주었고, 각 분야에서 폭넓은 장학·기부활동을 하고 있다.
입력 2012.01.30.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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