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영화 거장 테오 앙겔로플로스(77) 감독이 24일(현지 시각)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그는 차기작 '디 아더 시(The Other Sea)'를 촬영 중이었다. 이 영화는 재정 위기를 겪는 그리스인들의 일상을 그린 작품으로 알려졌다.

그는 그리스 현대사의 아픈 현실에 대한 성찰과 시적인 영상, 느리고 철학적인 기법으로 '영상의 시인'으로 불렸다. 그는 1970년 '범죄의 재구성'으로 데뷔했다. 이후 독재정권의 탄압 속에서도 그리스 정치사를 다룬 3부작 '1936년의 나날들'(1972), '유랑극단'(1975), '사냥꾼들'(1977)로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특히 아버지를 찾아나선 남매의 여정을 그린 '안갯속의 풍경'(1988)과 인종·정치 갈등에 휩싸인 발칸반도의 운명을 다룬 '율리시스의 시선'(1995·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은 세계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1980년 '구세주 알렉산더'로 베니스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1998년에는 '영원과 하루'로 칸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