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카 나오키는 잘 모르겠다. 다나카 마키코 의원은 잘 아는데…."
최근 일본 방위상으로 입각한 다나카 나오키(田中直紀·71·왼쪽 사진)에 대해 나카이마 히로카즈(仲井眞弘多) 오키나와(沖繩)현 지사가 기자들에게 한 인물평이다. 전임 방위상이 오키나와에 있는 후텐마 미군기지 관련 실언 파문으로 중도 하차한 후 입각한 다나카 나오키 방위상은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69·오른쪽) 의원의 남편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다나카 마키코 의원은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전 총리의 외동딸로 과학기술청장과 외상을 역임한 6선 의원이다.
다나카 가쿠에이는 1970년대 일본의 고도성장을 주도했지만, 록히드 사건으로 수감되는 등 정치자금과 파벌 정치를 상징하는 전설적인 인물이다. 다나카 마키코 의원은 총리 재임 중인 아버지 곁에서 병약한 어머니를 대신해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했다. 많은 일본인들이 지금도 당시를 기억하며 그녀를 지지한다. 그녀의 지역구인 니가타(新潟)현은 아버지가 총리 재임 시 각종 토목사업을 집중적으로 벌여 '다나카 왕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다나카 방위상은 결혼하면서 성을 다나카로 바꾸고 일종의 데릴사위가 됐다. 그는 후쿠시마에서 낙선하자 니가타로 선거구를 옮겼고 부인의 후광 덕에 참의원에 당선됐다. 중의원과 참의원을 합쳐 6선이지만, 이번이 첫 입각이다. 이번 입각도 다나카 의원에 대한 배려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나카 방위상은 입각하자마자 "후텐마 기지를 연내 착공하겠다"고 말해 구설수에 올랐다. 후텐마 기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착공시기를 언급해 오키나와 주민들의 반발을 샀다. 남편이 궁지에 몰리자 다나카 의원은 "남편이 긴장한 것 같다. 남편을 잘 부탁한다. 방위에 대해 공부할 수 있도록 후방에서 지원하겠다"며 엄호하고 나섰다. 일본 언론들은 다나카 의원이 '남편 방위'에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전했다. 부인 품에 안긴 방위상을 그린 만평들이 일본 신문에 등장하는 등 다나카 의원 부부의 언행이 주목받고 있다.
입력 2012.01.21.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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