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더듬이 왕' 조지 6세가 안방극장을 찾아온다. KBS 1TV가 20일 밤 12시 30분 방송하는 영화 '킹스 스피치(The King's speech)'는 영국 왕 조지 6세(콜린 퍼스)가 무면허 괴짜 언어치료사 라이오넬 로그(제프리 러시)를 만나 마음속 상처를 치유하고 연설 공포증을 극복해 전시(戰時)에 국민을 하나로 묶는 대중연설을 하는 데 성공하는 과정을 다룬 작품이다. 톰 후퍼 감독 작품으로 지난해 제8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감독상·남우주연상·각본상 등 4개 부문에서 수상한 화제작이다.

조지 5세의 차남 '버티'(조지 6세)는 말을 심하게 더듬는 콤플렉스가 있어 여러 의사에게 치료를 받지만 증세가 나아지지 않는다. 대중연설조차 번번이 해내지 못하자 아내는 수소문 끝에 라이오넬 로그라는 언어 치료사를 찾아낸다. 라이오넬은 처음부터 왕자에게 신뢰와 평등을 요구하고 왕자 이름을 부르는 등 파격적인 태도로 버티와 심한 갈등을 겪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둘 사이의 우정은 깊어가고 라이오넬은 독특한 치료법으로 버티의 장애를 고쳐 나간다. 그러던 중 버티의 형인 에드워드 8세가 유부녀 '심슨 부인'과 결혼하기 위해 왕위를 버리고 퇴위하는 바람에 버티는 졸지에 왕위에 오른다. 대중 연설을 무서워해 왕위에 오르는 걸 누구보다도 두려워했던 버티는 심리적 압박과 공포를 이기지 못해 더 심하게 말을 더듬게 된다.

잔잔한 감동과 소소한 웃음거리가 잘 버무려져 있는 영화다. 콜린 퍼스의 섬세한 명연기가 압권이다. 영화의 절정은 조지 6세가 느릿하지만 단호하고 진정성이 느껴지는 말투로 첫 전시(戰時) 연설을 하는 데 성공하는 장면. 당신의 가슴이 따뜻하게 저며올지 모른다. 상영시간 118분, 15세 이상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