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후 최대의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團塊·덩어리를 지칭하는 일본어)세대가 올해부터 본격적인 퇴직을 시작한다. 1947~1949년에 태어난 단카이 세대는 현재 664만명이다.
당초 이들은 60세가 되는 2007년부터 정년퇴직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단카이세대 대량 퇴직에 따른 사회적 충격을 우려한 일본 정부가 65세까지 고용하도록 하는 법을 2006년 제정한 덕분에 단카이세대 남성의 70% 이상이 재취업 상태이다.
단카이세대는 일본이 가장 가난할 때에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현재 가장 부유한 세대이다. 이들 세대의 평균 금융자산은 1677만엔(약 2억5000만원)이지만 부채는 거의 없다. 이들은 한 설문조사에서 평균 노후 생활자금을 월평균 33만2000엔(약 500만원)으로 예상할 정도다.
이들의 은퇴를 보는 시선은 상반된다. 우선 단카이세대가 이제부터 놀면서 본격적으로 돈을 쓸 것이라는 '단카이 세대 은퇴 대망론'이 나오고 있다. 이들이 한꺼번에 퇴직하면 기업이 젊은이들을 대량 채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일본 정부엔 비상이 걸렸다. 단카이 세대가 퇴직함에 따라 이들에게 연금을 본격적으로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나이가 들면서 의료비도 본격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어 연간 2조엔(약 30조원) 정도의 복지비 증가가 예상된다. 일본 정부가 소비세(부가가치세) 인상을 서두르는 것도 단카이세대의 대량 퇴직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