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 짜장면이 복수 표준어로 공인된 데 이어 '임마' '굽신거리다' '히히덕거리다' '사그라들다' 등의 단어가 새롭게 복수 표준어 검토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 말들이 각각의 표준어인 '인마' '굽실거리다' '시시덕거리다' '사그라지다'에 비해 실제 언어 생활에서 활용 빈도가 더 높은 데 따른 것이다.

국립국어원(원장 권재일)은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표준어 규범 영향 평가'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국어원은 표준어 규정에 대한 국민 의식과 사용 실태를 조사하는 한편, 이를 토대로 규정에 대한 정책 방향을 잡기 위해 '표준어 규범 영향 평가'를 실시했다. 다양한 연령·성별·직업 등으로 구성된 전국 3000명을 상대로 표준어와 표준어 규정에 대한 인지도·이해도·필요성 및 표준어 규정 개정 필요성에 대해 조사했다.

조사 결과 국민들은 표준어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그것을 언어 현실에 그때그때 맞게 고쳐 나가는 탄력적인 운영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준어와 표준어 규정에 대한 인지도는 높았다. 97.1%가 표준어가 있음을 알고 있었고, 84.9%가 표준어 규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표준어나 관련 규정에 대한 지식은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표준어와 표준어 규정의 존재를 아는 사람 중에도 각각 28.0%와 43.9%는 '들어봤지만 정확히는 모른다'고 답했다. 특히 표준어 규정의 경우 '잘 모른다'(15.1%)고 답한 사람까지 합하면 절반이 훨씬 넘는 사람이 규정에 대한 지식의 부족을 시인했다.

응답자의 90% 이상은 표준어의 필요성에 대해 동의했다. 표준어와 표준어 규정이 필요한가라는 물음에는 각각 91.1%와 93.9%%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필요할 경우 표준어 규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응답이 70.5%에 달했다.

그동안 '서울 중심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표준어 규칙 총칙에 대해서는 절반 이상이 수긍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표준어는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로 정함을 원칙으로 한다'는 규정이 타당하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51.2%가 '그런 편이다' 13.6%가 '매우 그렇다'고 답했다.

공적 상황에서는 표준어를 써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처럼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표준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물음에 '매우 그렇다'는 답이 43.7%, '그런 편이다'가 43.3%로 대다수가 표준어 사용을 선호했다.

개별 표준어 항목에 대한 실태 조사에서는, 현재 비표준어로 돼있으나 표준어에 비해 사용 빈도가 월등히 높은 단어들도 나왔다. 이 단어들은 향후 복수 표준어 선정 절차에 따라 표준어 채택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