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나영 기자] 배우 마동석이 관객들을 울린다. 현재 상영중인 영화 '퍼펙트게임'은 '최동원' 조승우, '선동열' 양동근 외에도 박만수란 인물로 분한 마동석, 세 인물이 이끌어가는 작품이다. 특히 영화 속 드라마, 이른바 눈물 파트를 담당하고 있는 그다.
극중 마동석은 아내와 아들에게 당당하고 싶은 만년 2군 포수 박만수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가뜩이나 야구를 좋아하는 그에게 '퍼펙트게임'은 또 다른 선물같은 작품이다. 영화 속 박만수는 마동석이란 배우를 더욱 확실히 대중에게 알렸다. 최동원, 선동열과는 다른 가상 인물이지만 관객은 극적인 홈런을 쳐 내는 이 드라마틱한 인물에 깊이 감정이입했다. 그는 "정말 고마운 일이다"라며 대중의 반응이 감사하다고 전했다. "지인들이 그러더라고요. '네 그렇게 넓은 등이 불쌍해보이더라'고요."
그는 80~90년대에 미국으로 가족들과 함께 이민을 갔다. 하와이, 몬테나, 텍사스, 오하이오, LA, 시애틀 등 여러 도시에서 살았다. 헬스 트레이닝을 했고, 보디빌더를 했다. 이종격투기 선수 마크 콜먼, 캐빈 랜들맨 개인 트레이너로도 활동한 경력은 유명하다. 여러가지 운동을 많이 해서 몸 쓰는 것에는 자신있는 그다. 다만 스키나 스케이팅은 못 탄타고. "미국에서는 친구들이 나한테 '눈 작은 흑인'이라 불렀어요. 짐승같은 친구들하고 10년 같이 운동을 했죠."
하지만 마음 속에는 항상 연기에 대한 꿈이 있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한국에서 살고 싶었다.
"미국에서도 오디션을 보고 하긴 했는데, 한국사람이니까 한국영화를 하고 싶더라고요. 지금은 다르겠지만 그때는 영어를 잘 하긴 해도 아무래도 배우로 활동하기에는 핸디캡이 있었죠. 우리나라 말도 경상도 전라도 사투리가 있듯이 영어도 미묘한 차이가 있잖아요. 그런 부분에서는 약했죠 아무래도."
배우로서 가장 달라진 것에 대해 묻자 "원래 내가 먼저 시나리오를 찾아다니는 게 90%였는데, 지금은 나한테 90%로 들어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렇게 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지인들의 도움이 컸다고 전했다. "저한테 시나리오를 찾아 보내주시는 분들이 정말 고마워요. 하게 되든 못하게 되든 정말 고맙죠. 되도록이면 시나리오에 잘 맞춰서 하려고 합니다."
스스로 운이 좋은 케이스라고 했다. 물론 그 전에는 그렇게 생각 안했었다고. "노력하고 인내하는 것에 비해 일이 잘 안풀린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나중에 조금씩 더 오는 것 같더라고요."
이제 단순한 신스틸러라 부르기엔 버거운 그다. 특히 '퍼펙트게임'을 하고 나서는 길거리를 지나다니다 보면 굉장히 많이 알아본단다. "이름을 아시는 분들도 있고, '퍼펙트게임' 박만수라고 부르시는 분들도 있어요. 한 번은 꼬마들이 '박만수다'라고 하더라고요. 사인해줬는데 '마동석'이라고 쓰니 그게 누구냐고 박만수 아니냐고 묻지 뭐에요. 하하. 정말 좋습니다. 영화를 봐 주셨다는 거잖아요. 저 자체를 알아보시는 것 보다 그런 게 더 좋아요."
영화 '심야의 FM'은 그의 다른 면모를 발견해 준 영화다. 전부터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욕망에 있었던 마동석에게 찾아온 작품. "영화를 보시고 유명한 감독님이 '동석이 이런 새로운 연기도 할 줄 하네' 이러시더라고요.밖에서 보여졌던 것과 달리 여러가지를 할 수 있겠구나, 란 생각이 들었어요. 더 보여주고 싶은 캐릭터요? 아직도 뭔가를 제대로 보여준 적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여태껏 한 역할들은 최선을 다해 했고 좋은 캐릭터들이었죠. 못된 역을 더 끝까지 아주 악질로 해보고 싶기도 하고. 밝고 따뜻한 것도 해 보고 싶고, 아주 웃기는 것도 해 보고 싶어요. 아주 웃기는 것에 자신있는데 말이죠. 하하."
한 번 작품을 하면 동료들과 친한 관계를 유지하는 그다. 그는 드라마 '히트' 때의 기억을 떠올렸다. "'히트'는 의미가 있어요. 현정 씨랑 정우랑 정태랑 친한 사람들끼리 한 작품인데, 3일 정도 밤을 샜죠. 마침 3시간 정도 비었는데 보통 그러면 잠을 자잖아요. 저희는 그 때 술을 먹고 단합대회를 했어요. 한 번도 누가 삐치거나 한 적이 없죠."
'퍼펙트게임'도 마찬가지다. 양동근, 조승우, 조진웅 등 주연배우들 뿐 아니라 전 스태프들의 분위기가 좋았던 영화로 유명하다. "단체생활하니 안 친해지기가 힘든 상황이죠. 양동근 씨도 안 지는 오래됐는데 연기는 처음으로 같이 했고, 조승우 씨는 원래 좋아하는 배우였어요."
얼굴에서 묘한 선악의 느낌이 공존하는 그다. 눈빛에는 카리스마가 강렬하다. 눈빛으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배우라 했던가. "가만히 있으면 화난 줄 알아요. 한 번은 주차장에서 별 생각 없이 있는데 '아저씨 왜 그렇게 쳐다보세요' 이런 말도 들었어요."
이번 영화 '퍼펙트게임'에서는 억울한 눈빛이었으면 좋겠다는 감독의 요구대로 절실한 모습들을 표현해냈다. 간절히 홈런을 치고 싶다는 마음. 실제로 이런 마음을 갖고 연기에 임했다고.
"야구를 되게 좋아해요. 실제로 야구단에서 홈런친 적 있죠. 하하. 영화가 잘 되면 배우들이 다 같이 '퍼펙트게임 야구팀'을 만들기로 했는데 그렇게 됐으면 좋겠네요. 되게 재미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영화 속 아버지 역을 주로 맡는 그다. 영화 '통증'에서도 그렇고 '퍼펙트게임'에서도 그렇고, 방영을 앞둔 tvN '닥치고 꽃미남밴드'에서도 대학생 스무살 딸이 있다. 하지만 그는 미혼이다. 현재 여자친구도 없단다.
"지금은 연애나 결혼에 대한 특별한 생각은 없어요. 부모님 모시고 살고 있는데 일 좀 더 하고요." 이상형에 대해 물었다. "이상형 없어진 지 10년 됐습니다. 하하."
참, '퍼펙트게임' 외에도 오는 19일 개봉하는 '댄싱퀸'에서는 감칠맛나는 그의 '게이 연기'를 볼 수 있다. 시사회에서 마동석이 나오는 장면에서 관객석에는 웃음이 터졌다. 이 사람, 어디까지 변신이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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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