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엔 야구계의 큰별 장효조와 최동원이 갑자기 세상을 떠났습니다. 장효조는 위암에 간암으로 번져 55살에, 최동원은 대장암으로 53세에 각각 이른 나이에 타계했습니다.

‘영원한 타격왕’ 장효조 삼성 전 2군감독과 ‘무쇠팔’ 최동원 한화 전 2군감독의 사망 원인이 똑같이 암 때문이라니 안타깝습니다. 우리나라 사람의 사망원인 1위가 암이지만 장효조는 특별한 증상이 없다가 사망 두달 전인 7월에 체중 감소 등의 증상으로 정밀 검진을 통해 전이성 위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최동원은 2007년 대장 용종 진단을 받고 치료 후 2009년에 야구계로 복귀했으나 2010년부터 병세가 나빠져 요양을 하다가 떠났습니다. 좀 더 빠른 시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았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낳았습니다.

한국인의 2009년 암 발생빈도를 보면 남자의 경우 위암-대장암-폐암-간암-전립선암 등 순위이고 대장암이 급속도로 늘어나는 양상입니다. 한국인의 대장암 발생률은 세계 4위, 아시아에서는 1위이고 대장암은 한국인의 암 사망률 4위로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위암은 맵고 짠 음식과 과다한 술이 원인 제공의 주범입니다.또 요즘 많이 들어본 헬리코박터균이 문제인데 입을 통해 감염이 되고 우리나라 성인의 경우 약 70~80%에서 균이 있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술잔을 돌리거나 음식을 수저로 여럿이 떠먹거나, 어른이 씹어서 아기에게 먹이는 우리나라의 음식 습관이 감염의 높은 원인으로 봅니다. 육식을 많이 하면 자연히 맵고 짠 음식을 많이 섭취하게 돼 과다하게 고기 음식을 먹지 않아야 합니다.

의학적으로 대장암은 육식위주의 식생활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습니다. 1970년대부터 경제 성장과 산업화를 겪으며 고기를 섭취하는 빈도와 기회가 많아졌기에 한국인에게 대장암은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국야구는 60년대부터 고교야구와 실업야구, 대학야구가 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가난했던 시절에 야구가 인기를 끌면서 야구팀에게 후원업체가 많아졌고 선수들에겐 회식하는 기회가 늘어났습니다. 훈련할 때도 사이다, 콜라 등 탄산음료를 박스로 갖다놓고 마셔댔습니다. 나중에야 탄산음료가 당뇨병과 건강에 좋지 않다는 사실이 알려졌지만 선수 중에는 콜라 중독증세를 보이는 사례도 나왔습니다.

대다수 선수들이 배 고팠던 시대였기에 후원인이나 단체에서 회식자리를 마련하면 주로 고기를 엄청나게 먹었습니다. 어느 대선수는 보통 불고기집에 가면 15인분은 거뜬히 소화했고 누가 많이 고기를 먹는 지 경쟁도 붙었습니다. 또 이런 자리엔 예외없이 술내기 경쟁도 벌어집니다.

이 같은 회식은 특히 유명 선수들한테는 더 한층 제공됐습니다. 장효조와 최동원은 술은 많이 마시지 않았지만 푸짐한 고기집에는 자주 갔습니다. 이들 두 사람뿐아니라 야구계는 사실 70년대부터 암으로 이른 나이에 떠난 야구인이 생겼고2000년대 들면서 장에 문제가 발생한 사람들이 상당합니다.

백인천 이재환 오춘삼 트리오를 경동고에서 키우고 연세대, 교통부 등 3개팀을 함께 지휘한 김일배 감독은 김영덕, 김성근, 배수찬 등 재일동포 출신들도 정상급 선수로 육성했는데 위암과 간암 합병증으로 1973년 64세에 돌아가셨습니다.

6,70년대 최고의 지장으로 손꼽힌 김계현 한전-대표팀 감독은 79년에 위암 때문에 55세로 일찍 떠나셨습니다.
부산상고-성균관대-한전 출신으로 대표팀을 지도했던 한을룡 감독은 84년에 위암, 99년에 췌장암을 앓다가 59세에 타계하면서 장기를 기증하기도 했습니다.

김응룡 전 해태-삼성 감독은 2006년 1월 삼성 사장 시절에 정기 건강검진을 하다가 대장 양성 물혹이 발견돼 두 차례 입원 끝에 완치 시켰습니다.

하일성 전 한국야구위원회 사무총장도 4년전 췌장에 문제가 생겨 입원치료를 받았습니다.

장암을 적극적으로 예방하는 방법은 내시경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는 것입니다. 고기를 즐기는 식습관을 버리기 어렵다면 1년에 한 번씩은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반드시 받아야 합니다. 위 내시경은 40세부터 1년에 한번 정도는 정기적으로 실시해야 합니다.

선수들, 유명 스타들이 고기와 술을 많이 먹는 사례는 야구만이 아니라 축구 등 모든 종목에 해당됩니다. 한달 전, 2011년 12월 3일 57세를 일기로 숨진 1982년 스페인 월드컵 축구 대회 때 주장으로 브라질 팀을 이끌었던 소크라테스 데 올리베이라의 사망 원인도 술과 고기 때문으로 알려졌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식중독 증세로 인한 패혈증에 따른 쇼크 증세를 보여 치료를 받다가 타계했는데 그는 평소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장 출혈로 몇차례 병원 신세를 졌으나 "술은 내 동반자" 라며 음주를 좋아했습니다.

아이러니컬한 사실은 소크라테스는 최고의 축구 스타였으며 동시에 정형외과에 소화관출혈, 간문맥항진 전문 치료 의사였습니다.  간 치료 의사인 그는 평소 육류를 좋아하는 브라질 사람 식습성대로 많은 고기와 함께 술을 즐기다 일찍 세상을 떠난 것입니다.

꽃미남으로 축구계의 6,70년대 기린아였던 조지 베스트(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세계 최고의 윙플레이어로 북아일랜드 출신으로는 유일하게 국제축구연맹(FIFA)이 선정한 역대 100인의 선수에 뽑혔습니다. 그러나 과도한 음주와 약물 복용으로 오랜 선수생활을 하지 못하고 56세에 간 이식 수술을 , 3년 후인 2005년에 수술 후유증으로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지난 12월 31일 박지성 동료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간판 공격수 루니는 블랙번전 명단에서 아예 빠졌습니다. 루니가 닷새전 위건전 5-0 대승 이후 승리를 자축하기 위해 팀 동료 에반스, 깁슨과 부부 동반으로 외출해 식사와 음주를 즐긴 것으로 밝혀져 퍼거슨 감독이 출장 명단 제외라는 철퇴를 내린 것입니다.

야구 선수나 스포츠에 관여하는 모든 사람들은 고기와 술은 조심해야 합니다.

/OSEN 편집인

고 장효조와 최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