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맵지 않은 삼각김밥이 어떤 거죠?"
2일 서울 명동의 GS25편의점에서 20대로 보이는 한 중국인 관광객이 중국어로 이렇게 묻자, 아르바이트생은 "참치 마요네즈 맛이 맵지 않아서 좋아요" 하고 중국어로 대답했다. 물건을 고르던 한국인 손님 서너 명이 어리둥절한 표정이 됐다.

이 편의점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 4명은 모두 중국인 유학생이다. 편의점 주인 안종찬(46)씨는 "최근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는 추세라 3년 전부터 중국인 아르바이트를 고용했는데 모두들 제 역할을 제대로 해낸다"며 "중국에서도 모범적으로 공부한 학생들이고 자존심도 강해 가게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 명동 3호점은 아르바이트생 8명 중 중국인 유학생이 4명, 일본인 유학생이 2명이고 한국인은 2명뿐이다. 한국인 아르바이트생들은 중국과 일본에서 온 관광객이 뜸한 평일 오전에만 매장을 지킨다고 한다. 평일 오후와 '대목'인 주말이 되면 거의 중국인이나 일본인 유학생이 매장을 맡는다. 한 편의점에서 물과 음료 등을 산 중국인 관광객 왕수펑(王述鵬·30)씨는 "명동 근처의 편의점은 대부분 중국인 아르바이트생을 써서 묻기도 편하고 물건 사기에도 좋다"고 했다.

한국을 찾는 여우커(游客·중국인 관광객)가 늘어나면서 서울 명동과 광화문 등 도심의 편의점 아르바이트 자리를 중국인 유학생이나 중국 동포들이 점령하다시피 하고 있다.
한국을 찾은 요우커는 2009년 134만2000여명에서 2010년 187만5000여명으로 늘어났고 지난해에는 11월 말까지 206만1000여명이 입국해 200만명 고지를 돌파했다.
편의점에서 주말 아르바이트를 하는 중국인 유학생 왕창(여·22)씨는 "중국어학원 강사 자리는 조건도 까다롭고, 학업과 병행하기도 어렵다"면서 "파트 타임으로 일하면서 용돈 벌기엔 편의점이 편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