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턴건(stun gun·전기충격기)’ 김동현(30·부산팀매드)이 다시 날아올랐다. 지난 7월 패배 이후 5개월여만이다.

김동현은 31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UFC 141’ 웰터급 경기에서 션 피어슨(35·캐나다)을 상대로 심판전원일치 판정승(3:0)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김동현의 통산 전적은 15승1무1패 1무효가 됐다.

‘스턴건(stun gun·전기충격기)’ 김동현(30·부산팀매드).

KO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이견이 없는 완승이었다. 김동현은 3라운드 내내 상대 피어슨을 압도했다. 1라운드에서 탐색전을 펼치던 김동현은 2라운드부터 상대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2라운드 종료 10초를 남기고는 힘껏 뛰어올라 앞차기를 정확히 상대의 턱에 명중시켰다. 피어슨은 비틀거리며 바닥에 쓰러졌고, 김동현은 재빨리 주먹을 꽂아넣었다. 승부가 결정될 뻔한 순간 라운드 종료 공이 울렸다. 10초가 아쉬웠다.

데미지를 크게 입은 피어슨은 이후 방어에 급급했다. 승기를 잡은 김동현은 태클과 테이크다운(넘어뜨리기)을 섞어가며 피어슨을 압박했다. 발차기와 펀치까지 적절하게 섞은 김동현의 완벽한 경기 운영에 피어슨은 이렇다 할 반격도 하지 못한 채 라운드를 모두 끝마쳤다.

결국 경기가 종료되고 부심 3명은 모두 30-27로 김동현의 승리를 선언했다.

2008년 5월 한국인 최초로 UFC에 입성한 김동현은 승승장구를 거듭했다. 지난 7월에는 웰터급 최고의 타격가로 꼽히는 카를로스 콘딧(27·미국)을 상대로 동양인 최초 6연승에 도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1라운드 2분58초 만에 기습적인 플라잉 니킥(공중으로 뛰면서 무릎으로 상대를 가격하는 기술)을 맞고 쓰러진 김동현은 최초의 패배를 기록했다. 더구나 플라잉 니킥을 맞은 오른쪽 눈 주위는 ‘안와골절(眼窩骨折)’ 진단을 받았다.

위기를 극복한 것은 침착함과 집요한 재기 노력 덕분이었다. 재기전을 앞두고 김동현은 4~5달 동안 밥 먹고 잠자는 시간 외에는 온종일 훈련만 했다. 지난 패배를 곱씹으며.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김동현은 이날 승리를 거둔 뒤 “한국은 작지만 강한 나라다. 나보다 훨씬 강한 파이터가 많으니 한국의 파이터들에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