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준석(26·사진 왼쪽) 비상대책위원이 29일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의 진행자인 딴지일보 김어준(43·오른쪽) 총수에게 "(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사태를 함께 검증해보자"고 제안했으나 김 총수가 사실상 거절했다.

비대위 산하 '디도스 검찰 조사 국민검증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 위원은 이날 "아침에 김 총수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주무시고 계시냐' '디도스 관련해 (나꼼수에서) 제기한 의혹이 일견 타당하니 같이 검증해보자'고 했지만 '젊은이, 정치라는 건 어려운 거라네' '이게 (검증)될 수 있다고 생각하나'라는 취지의 답변을 받았다"며 "사실상 거절한 걸로 본다"고 말했다. 김 총수는 전화는 받지 않고 문자메시지에만 답했다고 한다. 이 위원은 "문자를 4~5통쯤 주고받았는데, 그분 특유의 입담으로 답하면서 제 제안은 회피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김 총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한나라당의 면죄부 쇼에 끼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나꼼수 진행자인 시사평론가 김용민씨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이준석 비대위원, 바쁜 김어준 오라 가라 하지 말고, 선관위 로그파일이나 내놓으라고 하세요. 어젯밤에 '김어준 영입' 보도에 웃습디다"라고 올리기도 했다.

나꼼수는 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사건의 배후에 여권과 청와대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었다. 이에 이 위원은 "의혹을 제기한 사람이 들어와서 같이 풀어보자"는 제안을 한 것이다.

이 위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나꼼수가 응하지 않으면 차라리 이준석 위원이 나꼼수에 출연하는 게 어떠냐"는 질문이 올라오자 "초청해준다면 당.연.생.큐. 만두 사들고 갑니다"라고 했다. 이 위원은 검사 출신의 원희룡·박민식 의원 등을 당내 검증위 위원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일반 국민 공모도 곧 받을 예정이다.

한편 이 위원은 유승민 의원실에서 인턴 근무를 했던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또 이 위원 부친은 유승민 의원과 학창 시절 친한 친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의원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비서실장을 역임한 친박계 핵심 의원이다. 이 때문에 이 위원의 유 의원과의 인연이 이번 비대위원으로 임명되는 데 영향을 미쳤는지를 놓고 논란이 벌어질 조짐이다.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이 위원은 하버드대 재학 시절인 2004년 6월 14일부터 8월 31일까지 유 의원실에서 인턴으로 근무했다. 유 의원실 관계자는 "이 위원이 당시 여름방학을 맞아 한국에 와서 우리 방에서 인턴을 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국회에서 인턴을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처음에는 "누가 그런 말을 하느냐"며 "그런 적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뒤에 통화에서는 "아까는 정신없이 (전화를) 받다 보니 그렇게 말했었는데, 인턴 근무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이 위원은 과거에 자신의 트위터에다 "국회에서 인턴질할 때 보좌관 아저씨 하나가 '나중에 뭘 해도 생계형 정치인은 되면 안 돼'라고 말했었는데, 그때 들은 말 덕분에 정치에는 관심을 싹 끊었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었다.

[찬반토론] 한나라당의 비상대책위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