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지사

지난 19일 낮 12시30분쯤 남양주소방서에 119로 전화가 걸려왔다.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전화였다. 당시 김 지사는 남양주의 한 노인요양시설을 방문했다가 암 환자 이송체계 등을 문의하기 위해 119로 전화했다고 한다.
 
그러나 경기도 남양주소방서 119상황실 근무자 2명은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전화를 받는 과정에서 이를 도지사를 사칭한 '장난 전화'쯤으로 오인한 듯싶다.

28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김 지사는 지난 19일 낮 12시 30분쯤 남양주소방서에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은 남양주소방서 상황실 근무자는 김 지사가 자신의 이름을 밝혔는데도 장난 전화로 오인하고 제대로 응대하지 않았다. 경기도 소방재난본부가 28일 낸 보도자료에 따르면 그렇다.
 
김 지사는 두 번의 통화에서 모두 9차례 자신이 경기도 도지사임을 밝혔다. 그러나 119상황실 근무자는 두 번의 전화를 모두 "용건이 뭐냐"고 계속 김 도지사에게 묻다가 전화를 끊었다. 당시 전화를 받은 상황실 근무자는 김 지사가 자신의 이름과 직책을 밝혔지만, 장난 전화로 오인하고 도지사의 전화인지 알아보는 뉘앙스의 답변은 전혀 하지 않았다. 김 지사가 여러 차례 "누구냐"고 묻자, 근무자는 "무슨 일 때문에 전화를 했느냐"고 답했다. 김 지사가 반복해서 전화받는 직원 이름을 묻자, 근무자는 "일반전화로 하셔야지, 긴급전화로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되죠"라고 응대하면서 전화를 끊어버렸다.

김문수 지사는 다시 전화를 걸어 “아까 전화받은 사람 관등성명을 말해보라”고 했다. 두번째 전화를 받은 소방대원은 자신의 신분을 밝혔지만, “아까 전화 받은 사람을 바꿔보라”는 김 지사의 요구에는 “무슨 일 때문에 그러냐”고 말하다가 전화가 끊어졌다.

김 지사는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이런 사실을 알렸고, 도 소방재난본부는 지난 23일 자로 해당 상황실근무자 2명을 포천과 가평소방서로 인사발령을 냈다. 그러자 누군가가 28일 동영상 전문사이트 유튜브에 당시 김 도지사와 119상황실 근무자가 통화한 내용을 올렸다.
 
이와 관련, 경기도 소방재난본부는 28일 보도자료를 내고 "도지사의 목소리를 못 알아봐서, 문책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도 소방재난본부 측은 "'소방공무원 재난 현장 표준작전절차'에 따르면, 상황실 근무자는 119 전화신고 접수 시 먼저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신고 내용에 대해 성실히 응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면서 "상황실 근무자가 신고 전화에 대해 장난 전화 여부를 임의로 판단해 응대하는 것은 금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문제'가 된 "남양주 소방서에서는 2009년 2월에도 119 응급구조 신고를 장난 전화로 오인해, 구급차가 충동하지 않아 신고자가 동사한 사고도 있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도 소방재난본부는 또 "일부 언론에서 경기도가 도지사 목소리를 기억하라는 황당한 교육을 실시했다고 보도했지만, 이는 사실무근"이라면서 "재발 방지를 위해 상황 접수요령에 대한 교육과 지도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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