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윤가이 기자] 김범이 '진짜 남자'가 됐다. 스스로 혹독하게 관리해 만들어낸 조각 몸매나 날렵한 턱선 때문만은 아니다. 연기를 통해 보여주는 남성적인 아우라, 이제 너무도 철이 든 그에게서 '꽃남'의 이미지는 찾아보기 어렵다.
김범은 종합편성채널 JTBC 월화드라마 '빠담빠담..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이하 빠담빠담)에서 이국수 역할로 출연 중이다. 자신이 천사라고 믿는, 다소 엉뚱하고 4차원적인 인물. 양강칠(정우성 분)의 옆에 친동생처럼 붙어 있으면서 수호천사를 자처한다. 실제 상당한 예지력을 지녔고 양강칠의 삶 곳곳을 어루만진다. 조금은 어리고 엉뚱하지만 듬직하고 기특한 젊은이다.
극중 김범의 비중은 많지 않다. 주인공인 정우성과 한지민에 비하면 분량은 적지만 존재감은 막강하다. 웃옷을 벗어제끼고 드러내는 탄탄한 식스팩 근육이 김범의 모든 것을 말해줄 수는 없다. 공백을 깨고 돌아온, 그가 왜 노희경 작가의 '빠담빠담'을 선택했는지는 그의 성숙한 연기력이 대변해준다.
김범은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2007)으로 10대들의 우상이 됐다. 그리고 이민호와 함께 '꽃보다 남자'(2009)로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드라마 '드림', '에덴의 동쪽',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 등에 주연으로 캐스팅되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출연작마다 시청률 성적이 신통치 않아 아픔을 겪었다. 꽃미남 타이틀에 갇혀 폼이나 잡고 멋이나 내는 그저 그런 청춘배우로 폄하되기도 했다. 그즈음 그는 절치부심했다.
김범 소속사 관계자는 최근 OSEN에 "김범이 정말 철이 많이 들었다. 여러 작품을 지나오면서 인기나 흥행, 연기에 대한 생각 자체가 많이 달라졌다"며 "한때 너무도 어린 나이에 '꽃남', '하이킥'으로 인기의 정점을 찍고 스스로 혼란스러워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오로지 '배우 김범'으로서의 아우라를 만들고 필모그라피를 쌓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1년 여만에 눈에 띄게 달라진 외모로 카메라 앞에 선 것 또한 그의 남다른 결심 때문이라고. 스스로를 혹독히 다그치며 소년 같은 이미지를 깨고 남성적인 매력을 더했다. 인기 곡선을 겪으며 겪었던 심적 스트레스는 그를 더욱 성숙하게 만들기도. 이젠 '주인공'이 아닌 '변신과 성장'에 초점을 두고 작품을 고른다. 때문에 쉬는 동안 일본 드라마를 비롯해 여러 작품에서 주연 제의가 왔지만 고심한 끝에 결국 노희경 작가와의 작업을 선택했다.
무서울 정도로 철이 든 남자 김범, 배우 김범의 변화무쌍 연기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그는 이제 고작 23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