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안 무섭니?".
한화로 이적한 우완 불펜 투수 송신영(34)은 지난 7월31일 넥센에서 LG로 트레이드됐다. LG로 옮긴 뒤 그에 가장 많은 질문을 한 사람은 바로 신인 투수 임찬규였다. 송신영이 FA가 되어 한화로 이적한 뒤 가장 아쉬움을 나타낸 선수 또한 임찬규였다. 송신영에게 임찬규란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 선수일까.
송신영은 "얼마전 찬규랑 밥을 같이 먹었다"며 "찬규는 야구에 욕심이 많다. 한화에도 야구 욕심이 많고, 열심히 하는 선수가 많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임찬규는 올해 고졸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65경기에서 9승6패7세이브 평균자책점 4.46으로 맹활약했다. 신인왕은 배영섭(삼성)이 차지했지만 임찬규는 마지막까지 신인다운 패기를 잃지 않았다.
송신영은 "LG에 트레이드 된 뒤 찬규가 먼저 와서 '선배님 누구랑 방 쓰실 겁니까'라고 묻더라. 내가 삼촌뻘인데도 먼저 왔다. 그래서 내가 '나 안 무섭니?'라고 물었더니 '선배님한테 많이 배우고 싶습니다'라고 말하더라. 내가 잘났다는 게 아니라 후배들이 하나라도 배우려고 하면 더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이다. 한화에도 그런 선수가 많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중앙고·고려대를 졸업하고 지난 1999년 현대에 입단한 송신영은 내년이면 14년차 베테랑이 된다. 그는 "어린 투수들에게는 나뿐만 아니라 다른 선배들한테도 배울게 많다. 야구는 하다 보면 배울게 끝이 없다. 나부터 몸 관리와 정신·구종 등을 박찬호 선배에게 배울 것"이라며 몸소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후배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도 분명했다. 송신영은 "난 투수들이 이기적인 건 보지 못한다. 마운드에서 자기 잘난 맛에 던지는 친구들이 많다. 하지만 혼자서 삼진 잡는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야수들이 수비로 도와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긍정적인 사고와 뻔뻔해지는 건 오히려 원한다. 다음 경기에 지장을 주면 안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기적인 건 안 된다. 투수들이 야수들 고마운 걸 알아야 팀이 산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송신영의 입단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대화 감독도 흐뭇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한 감독은 "송신영이 성적도 성적이지만 어린 투수들에게 좋은 본보기와 자극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송신영의 가세는 한화에 단순한 전력 보강 그 이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임찬규처럼 선배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 이것저것 묻는 후배들이 많아질수록 한화의 미래도 밝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