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턴픽'으로 SK에 다시 돌아가게 된 임훈(26)이 200만원의 가욋돈을 벌게 됐다.
SK는 26일 오후 열린 코칭스태프 회의에서 FA 정대현과 계약한 롯데에 대한 보상선수로 외야수 임훈을 지명하기로 확정, 27일 롯데 구단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각각 통보했다.
이로써 임훈은 롯데 소속 선수가 된지 20일만에 다시 SK로 돌아왔다. 지난 7일 FA 임경완의 보상선수로 지명돼 롯데로 가야 했던 임훈이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행을 포기, 국내로 급작스럽게 유턴, 롯데와 계약한 정대현의 보상선수로 다시 친정팀에 복귀했다. 극적인 사상 첫 리턴픽이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야구규약 제93조 [이사비] 부분을 보면 '선수계약이 양도된 선수가 이사할 경우 양도구단과 양수구단은 100만 원의 이사비용을 등분 부담하여 선수에게 지급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KBO 정금조 운영팀장은 "규정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선수가 실제로 이사를 했으면 지급을 해야 한다. 임훈은 이번에 두 번 팀을 옮겼으니 이사비용이 SK와 롯데 양 팀에서 100만 원씩 지급되는게 맞다"고 확인했다.
다만 예외는 있다. 정 팀장은 "이사를 안 했을 경우는 이야기가 다르다. 어디까지나 선수 편의를 위해 둔 규정이기에 실제로 팀을 옮기지 않았다면 양측 구단 합의하에 이사비용을 생략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임훈은 20일 사이에 두 번 소속이 바뀌었지만 아직 이사를 하지는 않았다. 경우에 따라서는 다시 SK로 돌아올 가능성도 있었기에 최종 결정까지 이사를 유보했는데 결국 이사를 미룬 것이 일을 덜게 됐다. SK와 롯데 모두 임훈에게 이사비용을 지급할 의무는 없는 셈이다.
그렇지만 양 구단은 임훈에게 이사비용을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와 SK는 임훈이 임경완의 보상선수 명목으로 팀을 옮겼을 때 이미 50만 원씩 균등 분할해 100만 원을 지급했다. 그리고 확인 결과 이번 '리턴픽'에 대해서도 롯데와 SK는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100만 원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실제로 이사를 하지 않았고 리턴픽의 가능성이 있다 하더라도 한 번 롯데에 입단했으면 우리 선수다. 그렇기에 임훈에게 이사비를 지급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또한 롯데는 임훈과 발빠르게 연봉협상을 마쳤다. 올해 5000만 원의 연봉을 받았던 임훈은 70% 인상된 8500만 원에 롯데와 도장을 찍었다. 야구규약 상 연봉은 직전 구단에서 맺었던 계약을 승계하기로 되어 있어 임훈은 SK에서도 같은 금액을 보장받을 전망이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임훈이 FA 보상선수로 팀을 옮기면서 상실감이 있을 수 있다. 그런 부분까지 감안해 연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임훈으로써는 생각지도 못했던 선물을 받은 셈이다.
임훈은 20일동안 팀을 두 번 옮기며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롯데와 SK 양 구단의 배려로 월급이 지급되지 않는 12월에 200만 원이라는 적지 않은 가욋돈을 챙겼다. 또한 생각보다 많은 액수로 연봉 계약을 맺었다. 자칫 추운 겨울을 보낼 뻔했던 임훈에게 조금은 위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