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나영 기자] 뒷심 발휘 중인 영화 '오싹한 연애'의 이민기는 이 작품을 통해 다시한 번 충무로가 주목하는 20대 남자배우 중 한 명임을 입증했다. 처음부터 사랑은 아니었지만 어느새 독특한 그녀에게 빠져 촉촉한 눈망울로 사랑을 갈구하던 남자. 영화 속 마조구는 이민기와 얼마나 닮아있을까? 그는 "절절한 연애를 해 본 기억이 없다"라며 이번 영화를 통해 진짜 연애를 한 듯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또 '연상녀들이 사랑하는 배우'란 수식어에는 "실제로는 형들이 좋아하던데"라고 말하며 웃어보이기도.
- 실제 연애 스타일은 어떤가?
▲ 영화 속 조구는 나한텐 간지러운 남자다. 귀엽고 낯선 느낌이다. 실제 연애로 말할 것 같으면, 물론 좋은 만남을 가졌던 적은 있는데 정말 ‘연애’처럼 힘들어하고 싸우고 그러다가도 다시 좋아하고 이해하고 배려하고 틀어지고 상처받고 그런 절절한 사랑은 한 적이 없는 것 같다. 좋아하고 이럴 시간에 싸울거면 왜 만나나란 생각에 그만둔 적이 많다.
- 실제 연애를 하고 있단 생각도 들던데?
▲ 아니다. 솔직히 살아오면서 진지하게 연애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특히 영화를 찍을 때는 옆구리가 시리지 않는다. 영화에서는 다른 여자 보고싶어 하고 얘기하고 사랑하는데, 다른 현실에 여자 친구가 있고, 그 여자친구에게 영화를 보여준다는 생각을 하면 이상하다. 영화 ‘인셉션’ 같지 않을까. 그래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 정말 작품 할 때는 여자친구를 사귀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든다.
- 로맨틱코미디물에 출연한 이유는? 본인 취향은 아닐 듯한 느낌이다.
▲ 맞다. 오글거리는 느낌을 싫어한다. 원래 내 성향은 간지러운 것을 안 좋아하는데 적어도 '오싹한 연애'는 간지러운 장면이 없었다. 로맨틱코미디가 뻔할 수 있는데 '오싹한 연애'는 호러라는 장르가 섞여서 굉장히 뻔한 장르인데도 잘 만들면 재기발랄한 작품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로맨틱코미디는 20대에 한 번 해볼 수 있는 장르란 생각이 들어서다. 20대와 30대에 할 수 있는 연기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손예진이 하기로 확정돼 있다는 소리를 듣고 난 안 할 이유가 없었다. 예진 누나는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를 보고 완전히 팬이 됐다. 이번 로맨틱코미디를 하면서 많이 배운 것 같다. 손예진 누나와 진짜 연애한 것 같기도 한 그런 기분이 들더라. 앞으로 여성분 만나면 잘할 것 같다.
- 로맨틱코미디 속 자신의 모습을 보는 느낌은 어떤가?
▲ 영화가 끝에 두 주인공의 공항 키스신으로 마무리 되지 않나. 그냥 따뜻한 한 편을 잘 봤다는 행복한 느낌. ‘아 로맨틱코미디 봤구나’, ‘둘이 잘돼서 좋다’란 따뜻한 느낌이 좋았다. 영화 속 두 주인공들에게 조금 질투도 나고.. 저런 거(사랑) 하고 싶다란 생각도 들더라.
- 연기에 대해 아쉬운 부분은 없었나?
▲ 개인적으로 내 연기에 대해서는 5%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생각했던 선에 비해 더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연상녀들이 좋아하는 배우로도 손꼽힌다.
▲ 우연찮게 여태껏 작품들에서 다 연상녀와 연기하긴 했다. 여태까지 상대배우가 다 누나였다. 하지만 실생활에서는 연상녀들한테 인기가 많다느니 하는 것은 전혀 못 느끼겠다. 오히려 형들이 좋아하던데.
- 영화 속 그림자로 보여지는 손예진과의 ‘텐트 키스’로도 화제를 모았다. 영화 보도자료에 따르면 실제 하지는 않고 그림자를 잘 이용한 거라던데?
▲ 아닌데, 난 한 걸로 기억하는데 하하. 물론 내 기억이 잘못된 걸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안 하고 그런 장면이 나올 수 있나..난 정말 한 것 같은데.
- 손예진은 어떤 배우인가?
▲ 배울 점이 정말 많은, 이번에 만나서 앞으로 내 연기 인생에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칠 사람이다. 연기에 대해 ‘아 이런 생각도 할 수 있구나,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란 생각을 하게 해 준 배우다. 촬영할 때는 ‘연희 씨’(극중 손예진 배역)라고 불렀고, 영화를 끝내고 나서야 누나라고 했다. 한참 선배이신데 내가 ‘촬영할 때는 연희씨 라고 부르겠다’라고 하니 했더니 흔쾌히 좋다고 하시더라.
- 이상형이 있나?
▲ 이상형은 없다. 사람이 무한한데 어떻게 하나의 이상형을 가질 수 있나.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를 보고서는 손예진 씨가 너무 좋았고, 영화 ‘그해 여름’에서의 수애 씨,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는 윤은혜 씨가 너무 매력적이었다. 너무 딱 하나 이게 완벽해, 이상형이야, 이런 것은 없는 것 같다.
-배우로서 본인이 가진 장점이나 매력은 무엇인가?
▲ 허세라고 해야 하나, 겉포장이나 껍데기 그런 것들을 안 씌울라고 하는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최대한 나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싶은 것. 그런 게 지금까지의 장점이었던 것 같다. 물론 이런 솔직한 모습을 단점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다. 어떤 역할을 맡아 연기하면 내가 느껴지는 만큼 연기한다. 막 연기를 만들어서 하는 타입이 아니다. 만들어서 하면 죄책감이 든다. 영화 '해운대' 이후부터 성장했다는 말을 좀 듣는데, 실제로 그 이후 연기에 대한 생각과 폭이 좀 더 넓어졌다. 좀 더 적절히 유연하게 연기 할 수 있는 배우가 되야겠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