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선수의 결혼 적령기는 몇 살일까? 그중 여자 프로골퍼는 언제 결혼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

홍진주(28·BC카드)는 "지금 당장“이라고 대답했다. 지난해 겨울 회사원 박준성(38)씨와 백년가약을 맺은 홍진주는 다가오는 크리스마스가 결혼 1주년 기념일이다. 지난 15일 경기도 분당 정자동에서 만난 홍진주는 신혼의 행복에 젖어 있었다.

2007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한창 활동할 무렵 한국에 잠시 들른 홍진주는 지인의 소개로 박 씨와 첫 만남을 가졌다. 그 후 4년여 간 사랑을 싹틔웠고 10살 연상의 남편은 지금도 경기가 있는 주말이면 매번 대회장을 찾아 아내를 응원할 만큼 홍진주의 든든한 후원자가 됐다.. "아직도 연애하듯 지내고 있다"는 홍진주는 "남편을 볼 때마다 결혼하기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웃었다.

무남독녀 외동딸인 홍진주는 2001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어머니 윤영희(54)씨의 보살핌을 받았다. 일본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며 홀로 딸을 뒷바라지했다. 결혼 후에는 시부모님까지 홍진주를 응원했다. 지난달 시댁을 찾았을 때 홍진주의 시아버지는 남편 박 씨를 조용히 불러 "올해는 진주가 성적이 좋지 않아 많이 힘들 것"이라며 "네가 옆에서 응원해주고 진주가 마음껏 운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라"고 했다.

올 시즌 홍진주는 KLPGA 투어 총 17개 대회에 출전해 5개 대회에서 컷탈락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평균타수와 그린 적중률, 페어웨이 안착률 등 주요부분에서 모두 50위권 안팎의 성적에 머물렀다. 2006년 LPGA 투어 코오롱-하나은행 챔피언십 이후 5년 넘는 우승 가뭄은 끝나지 않았다.

지난해 겨울, 탄도를 높이기 위해 스윙 자세를 바꿨던 것이 올 시즌 발목을 잡았다. 비거리는 10야드 정도 늘었지만 컨트롤 능력이 떨어졌다. 시즌이 시작되고 경기에 나갈수록 기대와 현실의 차이는 점점 커졌다. 상금 순위는 60위로 떨어졌고 골프 자체가 싫어지기도 했었다. 마음을 다잡은 홍진주는 "계획대로 안되는 게 인생이고 골프인 것 같다"며 "목표도 중요하지만 내가 처한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필요하다"고 했다.

홍진주는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25일까지 말레이시아로 동계훈련을 떠난다. 6년 넘게 호흡을 맞춘 스승 안주환 프로도 함께한다. "소홀히 했던 쇼트 게임에 집중할 것"이라고 한 홍진주는 "스윙 자세를 바로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상황 판단력을 예전처럼 높이는 게 최우선이다. 체중은 유지하되 하체운동 위주로 근육량을 늘리고 100야드 이내의 쇼트게임과 퍼트 연습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3일 MU스포츠와 2년간 의류 후원 계약을 맺은 홍진주는 메인 스폰서 계약을 진행 중이다. 현재 몸담고 있는 BC카드를 비롯해 새로운 후원업체도 고려하고 있는 홍진주는 "보챈다고 일이 잘 풀리는 것도 아닌 것 같다"며 "계약이 만료되는 오는 31일전까지는 어떻게든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 홍진주는?

생년월일: 1983년 2월 28일 생
신장: 174cm
혈액형: AB형
가족: 무남독녀 외동딸
골프 시작: 1994년 초등학교 6학년
학력: 서울 남성초등학교-대전 신탄진중학교-대전 유성여자고등학교-한남대학교 휴학(중퇴)
프로 입문: 2003년 9월 한국프로골프협회(KLPGA) 입회
주요 경력: 아마추어 국가대표 상비군, 2006년 SK엔크린 솔룩스 인비테이셜 우승, 2006 LPGA투어 코오롱-하나은행 챔피언십 우승, 2011 KLPGA 제3대 홍보모델

최원욱 골프조선 기자 sfts27@chosun.com

'우리 아이 골퍼로 키워볼까?' 돈만 있다고 되는 게 아냐

세계 2위 리 웨스트우드 “돈은 노력의 결과일 뿐"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김경태 등 한국 선수 5명 출전

[겨울골프] 올 겨울 골프여행 떠날만한 3곳

타이거 우즈 "힘들었던 2011년, 우승으로 끝내 기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