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하드커버 베스트셀러 최다등재’기록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제임스 패터슨은“청소년 소설‘내 인생 최악의 학교’가 내 소설 중 가장 많이 팔릴 것”이라고 장담했다.

미국 소설가 제임스 패터슨(Patterson·64)은 극과 극을 오가는 작가다. '해프문 베이 연쇄살인' '스릴러 1,2' '비키니' 등 유혈이 낭자한 끔찍한 스릴러로 이름을 떨치면서도 명랑한 청소년 소설을 12권이나 냈다. 스티븐 킹은 그를 "형편없는 작가(terrible writer)"라 헐뜯었지만 미국 독서시장에서 패터슨의 인기는 스티븐 킹보다 넓고 깊다. 1976년 첫 소설 '토머스 베리먼 넘버'를 낸 후 지금까지 판매된 책은 약 2억4000만권. 그가 쓴 76종 소설 중 63종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다. 기네스북에 오른, '뉴욕타임스 하드커버 베스트셀러 최다 등재' 기록이다.

1년에 10권 가까이 작품을 내는 이 엄청난 다작(多作) 소설가가 "내 소설 중에 가장 많이 팔릴 것"이라고 호언하는 신작을 냈다. 중1 말썽꾸러기가 등장하는 청소년 소설 '내 인생 최악의 학교'(미래인)이다. 폭력과 섹스로 가득한 스릴러 소설의 극단을 선보여온 작가였지만, '내 인생 최악의 학교'로는 '가장 청소년 소설다운 청소년 소설'을 구사한다. "아이들에게 책 읽는 재미를 가르쳐주는 일은 내 삶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는 패터슨을 미국 플로리다주(州) 팜비치 자택에서 만났다.

―NYT 최다 베스트셀러 기록을 가진 작가가 '가장 많이 팔릴 나의 책'으로 청소년 소설을 꼽는 까닭이 궁금하다.

"중학교라는 시기를 겪는 아이는 물론이고 이 끔찍한 시기를 거쳐온 어른도 책 속 주인공에 공감할 테니까. 중학교라는 시기는 '극단적'이라는 형용사로 정리된다. '최고의 날'과 '최악의 날'이 번갈아가며 이어지고, 학교엔 책 주인공 레이프 같은 문제아가 즐비하지 않은가."

―성인용 스릴러 작가가 왜 청소년 소설을 내나.

"지금 13살인 내 아들 잭이 8살 때의 일이다. 잭은 여느 아이들처럼 인터넷에 빠져 책을 손에 잡지 않았다. 여름방학 때 잭에게 '매일 45분씩 책을 읽어라' 주문한 뒤 함께 책 10권을 샀다. 이 중 절반 정도 책을 재밌어하더라. 독서의 즐거움을 처음 안 것이다. 재미있는 책 한 권만 쥐여 주면 되는 간단한 '독서 교육'을 돕고 싶다."

―e북 100만권 달성을 처음 이뤄낸 작가다. 그런데도 여전히 컴퓨터 대신 손으로 글을 쓴다.

"더 익숙하기도 하지만, 수정과 동시에 이전의 글이 지워진다는 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나는 보통 행간을 3줄씩 띄어 놓고 거듭 읽어보며 빈 공간에 고친 글을 써넣는다. 이전에 썼던 글과 고친 글을 함께 보며 비교해야 최선의 결과물이 나온다. 컴퓨터에선 이게 잘 안 된다. 어쨌든 이 방식으로 1년에 9권씩 책이 나오니 문제없지 않나."

―그렇게 많은 책을 낸다는 사실이 놀랍다.

"특별한 비법은 없다. 생각이 나는 대로, 종이에 적고, 주제별 파일을 만들어 보관한다. 책 쓸 때는 그 파일 더미를 뒤진다. 구어체로 쓰고 디테일에 목숨 걸지 않는 것도 비법이다. 요즘 미국에서 런던 얘기를 쓴다면, 그저 '런던'이라고만 쓰면 된다. 인터넷에 정보가 넘치지 않나. 톨스토이가 '전쟁과 평화'를 쓰던 방식과는 차원이 다르단 뜻이다."

―'전쟁과 평화' 같은 진지하고 묵직한 소설을 써보고 싶은 생각은 안 드나.

"'진지하다'라는 기준은 누가 정하나. 나는 내 방식대로 진지하다. '내 인생 최악의 학교'도 내 기준으로는 매우 진지한 책이다. 재미있고 명랑한 소설을 애들 손에 쥐여 주는 게 '전쟁과 평화' '죄와 벌' 같은 묵직한 작품을 쓰는 것보다 덜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내 인생 최악의 학교'는

'힐스빌 중학교'에 입학한 레이프. 학교가 마음에 안 든다. 교사는 위협적이고, 그를 괴롭히는 친구까지 생겼다. 내성적인 레이프는 '가상의 친구' 레오와 함께 '학교의 모든 규율을 하나도 빠짐없이 깨겠다'는 목표를 세운다. 교실에서 껌 씹기, 도서관에서 초콜릿 먹기 같은 소소한 규율 깨기로 시작된 도전은 점점 강도가 세지면서 레이프도 곤경에 빠진다. 미국에선 지난 6월 말 출간된 후 NYT 어린이 책 부문 5주 연속 1위를 기록했고, 14주간 '베스트셀러 10'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