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이 시작된 지 8년째를 넘기며 아시아문화전당이 윤곽을 드러내고, 개관 및 초기 운영을 위한 공연·전시·프로그램 등 콘텐츠 준비 로드맵도 가시화하고 있다.
문화전당 공사와 전당에 들어설 5개 원(院)별 콘텐츠 및 프로그램 준비계획 등을 점검했다.
◇문화전당 공정현황과 계획
옛 전남도청과 인근 부지 17만3500여㎡(5만2000여평)에 들어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립사업은 지난 2004년 시작됐다. 2012년 초 완공 예정이었으나, 옛 전남도청 별관 보존 문제를 둘러싼 논란 등으로 공기가 늦어져 오는 2014년 상반기 완공, 하반기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면적 12만8000여㎡(3만8000여평)에 창조원(창조공간+미술관), 정보원(신개념박물관+도서관), 예술극장, 어린이문화원(이상 신축), 민주평화교류원(5·18관련건물 리모델링) 등이 들어선다. 총사업비는 7040억원으로, 현재까지 4170억원이 투입됐다. 올해 말까지 공정률은 32%, 내년까지는 58%에 달할 전망이다.
현장을 보면, 어린이문화원을 제외한 전당 골격이 거의 완성됐고, 외부 방수작업이 마무리됐다. 도청별관 보존으로 면적이 축소된 어린이문화원과 리모델링 건물 설계는 최근 완료됐다.
내년 2월 어린이문화원 공사가 시작돼 지하2층까지 골조공사가 완료되며, 하반기에는 보존건물 리모델링 공사가 시작된다.
전당은 오는 2014년 상반기에 완공돼 시운전을 거쳐 하반기에 문을 연다.
◇5·18보존건물 설계 및 활용방안
논란이 됐던 보존건물 리모델링 설계와 활용방안도 나왔다. 옛 도청 본관과 회의실은 외부 재도장과 내·외부 마감공사를 거쳐 전시공간과 콘퍼런스홀로 각각 꾸며진다. 옛 경찰청 본관과 민원실은 리모델링과 개축을 거쳐 교류원 지원 사무공간으로 사용된다. 도청별관은 4칸은 철거하고 5칸을 강구조물로 보강해 형태를 유지한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은 이들 보존 건물 활용방안 도출을 위해 국내외 전문가와 시민 등을 대상으로 10차례 의견을 수렴했다. 이 결과를 토대로 내년 초 민주인권평화기념관 운영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이병훈 추진단장은 "도청 별관도 구조를 보강하면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며 "구체적 활용방안은 전문가와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 채워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콘텐츠·프로그램 추진계획
추진단은 내년 공연(예술극장)과 전시(창조원·정보원·교류원), 어린이문화원 등 3개 분야의 예술감독을 선임하기로 했다.
선정된 예술감독과 작품선정위원회, 조만간 출범할 '아시아문화개발원'이 협의해 개관 콘텐츠를 준비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예술극장은 개관작품으로 2000석의 대극장에서 공연할 세계적 '메가브랜드' 1편과 중극장(520석) 공연작 2편을 제작한다.
창조원은 '아시아의 길'을 주제로 2000여평의 복합전시관에서 개관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아시아문화정보원은 스토리와 조형·상징, 의례·공연, 의식주, 이주·정착 등 5개 영역의 자원을 수집한다. 또 아시아예술커뮤니티를 활용한 아카이브 구축(음악·무용)과 자원소장기관·협약기관 등과의 네트워크를 활용한 문화자원 수집에도 나선다. 문화자원관리와 서비스 시스템 개발도 주요 과제다.
어린이문화원은 이미 개발된 전시기획안과 교육프로그램 가운데 대표작을 선별해 개관 콘텐츠를 확정하기로 했다. 어린이를 위한 창작프로그램과 예술치유, 교육프로그램 등 개발에도 나선다.
추진단은 "전당 외부 공간에서도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살아 숨쉬는 프로그램을 연중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내년 아시아문화주간행사
매년 진행해온 '아시아문화주간' 행사도 다채로워진다. 내년에는 '아시아의 길'을 주제로 '종이의 길' '비단의 길' '쌀의 길' 등 6개 행사 20여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아시아를 아우르는 '예술커뮤니티' 구축도 속도를 낸다. 추진단은 그동안 문화콘텐츠를 공동 창작·제작하는 사업을 통해 아시아 3개 권역에서 교류기반을 구축했다. 동남아 권역은 전통음악, 중앙아시아 권역은 신화·설화, 서남·동남아 권역은 무용을 각각 매개로 교류협력이 추진되고 있다.
내년에는 캄보디아 아세안+3 정상회의 때 아시아전통오케스트라가 공연한다. 내년 3~7월에는 아시아창작시나리오 국제공모전을 열 계획이다.
◇아시아문화개발원 설립·운영
문화전당을 중심으로 문화콘텐츠 제작·유통을 활성화하고 연구·개발을 맡을 기관으로 '아시아문화개발원'을 설립하기로 했다. 개발원은 문화전당 개관(2014년) 전까지 개관준비 지원업무를 맡게 된다. 지난 7월 설립준비단을 꾸렸고, 조만간 개발원장과 15인 내외로 이사회를 구성하고, 연내에 창립이사회를 갖기로 했다. 개발원은 4개 팀에 20명가량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문화전당의 조직과 인력운영을 위한 방안은 내년 상반기 중 최종 결정된다. 추진단은 전당 운영에 필요한 필수인력을 300명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최종안이 나오면, 내년 하반기 중 관련부처 협의를 거쳐 2013~ 2014년 단계별로 인원을 충원하기로 했다.
◇투자조합 결성·경제효과
문화중심도시추진단은 광주의 문화산업 활성화와 문화도시조성사업에 민간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150억원 규모의 투자조합(펀드)을 결성하기로 했다. 국비 40억원, 지방비 35억원, 민자 75억원으로 구성될 1호펀드(가칭 아시아문화산업투자조합1호)는 문화산업과 관광산업 등 창업지원과 제품의 제작·유통 지원 등에 투자하게 된다.
경영정보연구원은 지난 2007년 문화도시조성사업에 따른 고용창출을 11만2000명, 생산유발효과를 8조7000억원을 추산했다. 음악·공예·디자인·첨단영상 등 문화콘텐츠 산업과 광주·전남북 축제와 문화유적을 아우른 관광산업 분야에서 가장 큰 고용창출과 생산유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추진단은 전망한다.
이병훈 추진단장은 "아시아문화전당의 첨단 문화자원과 광주·전남북의 오프라인 문화유적·축제를 연계하는 문화·관광산업을 일으키면,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고용창출과 경제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