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고교에서 학생들이 원어민강사가 진행하는 수업을 듣고 있다.

내년부터 서울시내 300여개 고교에서 대부분의 원어민 강사가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서울시의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서 고교 원어민 강사 225명의 인건비 40여억원을 삭감한 것으로 7일 확인됐다. 이 안이 서울시의회를 통과하면 영어중점학교로 지정된 일반고와 국제고 등 30개교를 뺀 대부분의 일반고에서는 영어회화 강사를 두지 못하게 된다.

올해 서울시내 초·중·고교에는 원어민 영어강사 1245명이 배치되어 있으며, 이 중 서울시교육청이 인건비 예산을 지원하는 원어민 강사는 895명이다. 나머지 원어민 강사의 인건비는 서울시와 구청 등이 예산을 지원한다.

서울시교육청 측은 "연구용역에서도 장기적으로 영어를 잘하는 한국인 교사가 영어 교육에 더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나와 이를 반영했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고교를 시작으로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배치된 원어민 강사도 2013년부터 연차적으로 줄여나갈 계획이다.

원어민 강사 퇴출로 인해 저소득층 학생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볼 전망이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가정형편이 좋은 학생들은 어릴 때부터 학원을 다녀 학교에서 원어민 강사로부터 배우는 것이 시시할 수 있지만 저소득층 학생들은 학교에서라도 원어민 강사로부터 영어를 배울 기회를 줘야 한다"며 "아직 한국인 교사들의 실력이 원어민 강사를 대체할 만큼 우수하지 않은 상황에서 원어민 강사를 줄이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