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웨스턴대학이 사들인 www.northwestern.xxx 웹사이트 화면. 이 학교는 이 .xxx가 학교 이름이 포르노 사이트로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 도메인을 사들였다

성인용 인터넷 사이트의 도메인으로 개발된 '.xxx'가 미국 동부시간으로 6일 오전 11시부터 전 세계에서 사용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지성(知性)의 전당인 미 대학들이 앞다퉈 '.xxx'로 된 사이트를 사들이고 있다고 미 인터넷 매체 허핑턴포스트가 이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xxx'가 대학을 풍자하는 인터넷 사이트로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대학들이 행동에 나섰다는 것이다. 'csu.xxx', 'chicagostateuniversity.xxx' 등을 등록한 시카고주립대학의 대변인은 "성인 인터넷사이트들이 대학생을 노려, 대학 이름이 들어가고 도메인이 '.xxx'인 사이트를 등록할 수 있다"면서 "우리는 학생과 학교의 명성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missouri.xxx'와 'missouritigers.xxx' 등의 사이트를 등록한 미주리대학 관계자는 "우리 대학 상징이 성인 사이트로 사용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호랑이는 미주리대학의 상징이다. 노스웨스턴대학과 일리노이대학도 '.xxx'인 사이트를 등록했다.

이 매체는 대학뿐만 아니라 다른 기구들도 성인 사이트와 연관될 것에 대비, 예방적 차원에서 '.xxx'에 등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인터넷주소기구(ICANN)가 올해 3월 승인한 이 도메인은 지난 12월부터 등록이 시작됐으며, 10만개 이상이 인터넷상에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도메인 관리를 맡은 ICM레지스트리는 "성인오락물 산업은 인터넷 콘텐츠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문제는 모든 인터넷 사용자들이 부적절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CNN 등이 전했다. '.gov(정부기관)', '.edu(교육기관)', '.org(공공기관)' 등의 도메인처럼 네티즌들은 '.xxx'라는 도메인을 통해 자신이 어떤 사이트를 방문했는지 쉽게 알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도메인이 음란사이트 방문을 장려해 사회에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편 유료 성인 사이트인 '플레이보이닷컴(Playboy.com)' 등을 운영하는 룩셈부르크의 회사 '맨윈(Manwin)'은 "공정 경쟁을 해친다"면서 미 캘리포니아 법원에 '.xxx' 도메인의 사용 중단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고 CNN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