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연구원(원장 이민용)은 10일 서울 마포동 (재)대한불교진흥원 대법당에서 '동아시아 불교에 있어서 근대성과 불연 이기영의 불교, 불교학'을 주제로 국제학술회의를 연다.
한국불교연구원의 설립자이기도 한 불연 이기영(1922~1996) 박사는 한국 불교학의 현대화, 특히 원효사상의 발굴과 연구를 통해 원효에 대한 관심을 국내외에 크게 고양시킨 선구자였다. 경성제대 법문학부 출신으로 벨기에 루벵대학에서 불교철학 전공 박사학위를 받았고, 1960년 귀국 뒤 한국불교연구원 창설과 왕성한 저술·연구를 통해 불교사상 연구, 재가불교 육성에 힘쓴 실천적 종교인이었다.
한국 불교는 한국 국가·사회의 복잡한 근대화 과정만큼이나 지난한 재활 과정을 겪었다. 조선왕조의 억불정책으로 취약했던 조선 불교는 일제하 식민지 근대화의 표적이 되는 한편, 민족주의적 독립운동의 모체로도 기능한 양면성을 지녔다. 독립 이후에도 불교는 서구적 근대화에 걸림돌인 동시에, '내 것'의 부활이라는 또다른 이중적 역할을 담당했다. "한국불교는 우리나라 근대의 모순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셈"이라는 것이다.
학술대회는 '동아시아 불교에서 근대성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한 1부에서 '불교적 식민주의; 1910년대의 한국 원종과 일본 조동종의 연합에 대한 새로운 관점의 가능성'(김환수·듀크대)과, '근대 중국 불교에서 전통의 경쟁과 개조'(김영진·동국대), '근대 일본에 있어서의 불교적 제국주의의 뿌리'(허남린·브리티시컬럼비아대) 문제를 논의한다.
종합토론 뒤 이어지는 2부에서는 '불연 이기영에 있어서 근대 불교와 불교학'을 주제로 '개념에서 스키마로; 원효 수행에 대한 보완적 접근의 서론'(조어크 플라센·보쿰대), '원효연구사의 비판적 검토와 불연'(남동신·서울대), '불연 이기영의 한국불교연구-그 특징과 의미'(정영근·서울시립대), '이기영의 동서사유 비교 고찰; 불교의 '한-마음(일심)'과 기독교의 '한-님(하나님)'의 비교'(한자경·이화여대), '부디즘, 불교, 불연의 불교학'(장석만·한국종교문화연구소), '불연의 사회참여 이론과 실천에 대한 비판적 검토'(유승무·중앙승가대) 등의 발표와 논평이 이어진다.
한국불교연구원은 "이번 학술대회는 한국 근대 불교의 '근대성' 문제를 불연 이기영의 학문과 실천을 통해 접근하고 객체화, 평가하려는 자리"라고 했다.
입력 2011.11.30.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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