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취업을 위해서는 어학 공부나 인턴 등으로 스펙을 쌓는 게 중요하다. 일반병보다 복무기간이 7개월 긴 ROTC(학군사관후보생)를 할 이유가 없다."(성균관대 경영학과 4학년 노모씨)
"아직도 중소기업에서는 ROTC 전역자를 우대한다. 취업이 어려울 듯하면 장기 복무를 택할 수도 있어 장점이 있다."(지방대 3학년 백모씨)
국방부에 따르면 올해 ROTC 경쟁률이 작년(2.1대 1)보다 크게 높아진 3.2대 1로 집계됐다. 그러나 지방 대학의 높은 경쟁률에 비해 서울 주요 대학의 ROTC 경쟁률은 1대 1에 가까울 정도로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확인한 서울시내 주요 대학 학군단의 경쟁률은 서울대 1.3대 1, 연세대 1.5대 1, 고려대 1.18대 1에 불과했다. 서울의 한 사립대 학군단 관계자는 "작년 45명의 ROTC를 뽑았지만 6개월도 못 돼 10명이 그만뒀다"며 "이러다간 학군단 명맥을 잇기도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반면 지방의 경우 호남대 6.7대 1, 단국대 천안캠퍼스 6.6대 1, 충남 건양대 5.3대 1 등으로 경쟁이 치열했다.
서울과 지방에서 ROTC 경쟁률이 이처럼 '극과 극'으로 갈리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학생들의 취업전략과 관계가 있다"고 말한다. 대기업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ROTC로 3, 4학년을 보내고 장교 복무까지 마치면 오히려 불리하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어학 연수, 인턴 활동 등 취업 준비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ROTC 전역자에 대한 취업 우대가 대부분 중소기업에만 있고, 대기업의 경우 건설현장 관리, 매장 관리, 보험 영업 등 업종에만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사립대 2학년 김모(22)씨는 "기업 면접에서 가산점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해병대 입대가 차라리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중소기업 취업을 노리는 지방대생들은 입장이 정반대다.
부산 동의대 3학년 윤모(24)씨는 "ROTC를 하면 군에 장기 복무할 수도 있고, 제대해서도 중소기업 입사 우대를 받아 취업에 플러스가 있을 걸로 생각한다"고 했다. 대기업 취업이 상대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한 지방대생들이 인맥도 활용할 수 있고, 중소기업 취업에 유리한 ROTC를 노린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