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 벗어난 놈", "도리를 모르는 아이", "이만수 그놈은 아니다"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김성근 전 감독이 후임 이만수 감독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김 전 감독은 남성 패션 전문지 GQ 12월호에 실린 인터뷰에서 '경질된 후 감독 대행으로 부임한 이 감독의 전화를 왜 받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타이밍을 놓친 전화였기 때문"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만수 감독은 '감독대행' 자격으로 김 전 감독의 자리를 물려받은 뒤 수차례에 걸쳐 "(김 전 감독에게) 전화를 수없이 해봤지만 안 받아주시더라"고 말했었다.
GQ 인터뷰에 따르면, 이에 대해 김 전 감독은 "전화란 것도 타이밍이 있는 거야. 내가 그만뒀을 때, 해임됐을 때, 이만수한테 구단에서 (경질에 대한) 연락이 갔을 때, 그때 전화가 와야 하는 것"이라며 "'감독님 대행 이야기가 들어왔는데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그거(그런 전화가) 안 왔다고"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감독이) 바로 기자회견 하고 그 다음 날에 시합했다. 그때도 전화 안 왔다. 세 번의 타이밍을 놓쳤다. 그게 도리 아니야? 그것도 모르는 아이인데 그다음에 전화해봐야 뭐해"라고 했다. 이 감독대행이 첫 시합을 마친 뒤 전화를 걸어왔지만, 통화할 타이밍이 지난 뒤라서 안 받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예의 벗어난 놈 전화를 왜 받아"라고까지 말했다.
김 전 감독은 또 "내가 메일 보낸 거 보여줄까? (이 감독에게) 교인이 왜 거짓말하느냐 그랬다고. 교회 가서 하나님한테 사죄하라 그랬다"고도 했다. 이 감독이 김 전 감독에게서 '왜 연락 한번 하지 않느냐'는 취지의 이메일을 받은 뒤에야 전화를 걸어왔다는 것이었다.
김 전 감독은 "누구를 비방하고 싶진 않지만 이만수 그놈은 아니니까. 바깥에서 자꾸 신경에 거슬리는 말을 하더라"고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김 전 감독은 "포스트 시즌 경기는 한국시리즈 5차전만 봤다. 보기도 싫었고. 마지막이겠다 싶어서 봤다. 그날 질 줄 알았다"고 말했다.
김 전 감독과 이 감독은 2006년 10월 SK의 감독과 수석코치로 함께 부임, 처음 호흡을 맞춘 이래 2007년과 2008년, 2010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냈다.
그러나 둘 사이에서는 불협화음이 끊임없이 새어나왔다. 스타 플레이어 출신인 이 코치를 영입한 SK 구단으로서는 적당한 시기에 그를 감독으로 승격시켜야 하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이 팀을 잇달아 우승시키면서 구단은 감독 교체 타이밍을 잡지 못했고, 이 감독 역시 야구계 후배들이 하나 둘 감독에 오르는 것을 지켜보면서 주위에 고민을 토로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분위기를 감지한 김 감독은 구단과 껄끄러운 관계를 이어온 끝에 지난 8월 일방적으로 '시즌 후 사퇴'를 선언해버렸다. 그러자 선수를 뺏긴 구단도 지지 않고 '전격 경질'로 응수한 뒤, 이 감독에게 감독 대행 지휘봉을 맡겼다.
이에 김성근 감독을 지지하는 SK 팬들은 구단의 조처에 반발하며 시위에 나섰고, 이 감독에 대해서도 '구단 경영진과의 물밑 접촉을 통해 김 전 감독 경질에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며 비난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