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담의 공식 만찬장에서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시위 노래가 45분간 울려 퍼지는 일이 일어났다고 CNN이 13일 보도했다.

지난 12일 와이키키 해변 할레코아 호텔에서 19개국 정상들이 부부동반으로 참석한 만찬장에서 하와이 지역의 유명가수인 마카나(33)가 통기타를 메고 무대에 올랐다. 백악관이 분위기를 띄워달라고 특별히 초청한 가수였다. 그는 처음엔 재킷 차림으로 전통 음악을 연주하다가 재킷을 벗고 셔츠 단추를 푼 뒤 자신이 작사·작곡한 신곡이라며 '우리는 다수(We are the Many)'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안에 입은 면 티셔츠에는 '알로하를 점령하라(Occupy with Aloha)'란 문구가 사인펜으로 쓰여 있었다.

그의 노랫말은 미국 기업과 정치권을 비판·조롱하는 내용이었다. 그는 45분간 "우리는 거리를 점령하고, 법정을 점령하고, 당신들의 직장을 점령할 거야. 당신들이 소수가 아니라 다수의 명령을 따를 때까지"란 후렴구를 반복하고 템포를 바꿔가며 노래를 계속 불렀다.

AFP 통신은 대부분 세계 정상들이 어이없고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으며 서로 쳐다보기도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