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혜진 기자]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3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화제작으로 떠오른 성인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이 개봉 첫 주 4천 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조용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3일 개봉한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은 현재까지 4천 여명(배급사 집계 기준)의 관객을 불러모으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의 애니메이션이 총 18개 상영관에서 거둔 성적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또 국내 애니메이션 최초 잔혹 스릴러를 표방한 ‘돼지의 왕’의 이번 성적은 올 초 독립영화로는 이례적으로 2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화제를 모았던 ‘파수꾼’이 21개 상영관에서 첫 주에 걷은 성적(3983명)을 뛰어 넘는 기록이어서 비주류 영화의 흥행 돌풍을 이번 작품이 이을 수 있을 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성인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은 전국에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영화 ‘도가니’와 마찬가지로 충격적인 현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파헤친 작품. 지난 달 14일 폐막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감독조합상 감독상, 아시아 영화진흥기구상(NETPAC), 무비꼴라쥬상 등 3개 부문을 석권하며 평단과 관객들로부터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회사 부도 후 충동적으로 아내를 살인한 경민(목소리 오정세)이 자신의 분노를 감추고 중학교 동창이었던 종석(목소리 양익준)을 찾아 나서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스릴러란 장르답게 소재와 스토리가 모두 충격 그 자체다.
중학교 1학년 교실 안, 그들만의 계급사회에서 벌어지는 참혹한 폭력과 묵인, 그 상처로 인해 일그러져버린 두 남자의 운명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긴장감 있게 전개돼는 이 작품은 특히 더빙 작업에 참여한 ‘똥파리’의 양익준 감독, 배우 오정세의 목소리 열연이 더해지며 마치 실사를 보는 듯한 섬뜩함을 풍긴다.
실험적인 요소가 가득한 '돼지의 왕'이 관람가 등급의 한계를 딛고 흥행 돌풍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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