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정아 기자]참 반듯하게 생긴 외모다. 첫 인상부터 상대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인상을 지녔다는 것은 큰 재산이다. 그런데 이 반듯하게 생긴 외모 속에 남성스러움과 곧 폭발할 듯한 뭔가가 있다.

이 매력적인 외모의 주인공은 바로 하석진이다. SBS 새 주말드라마 ‘내일이 오면’의 남자주인공으로 시청자들을 찾아온 하석진은 어느덧 남자 배우의 섹시함과 동시에 진중함 같은 것이 묻어 나왔다.

‘내일이 오면’에서 하석진은 여자 친구의 어머니 정인(고두심)의 극심한 반대 속에서도 그녀의 딸 은채(서우)에 대한 마음을 놓지 못하는 귀남(임현식)의 셋째 아들 영균 역을 맡았다. 지난달 29일 첫 방송에서 두자리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출발을 했다. 앞으로 시청률 면에서 어떤 성적을 거둘 것 같으냐고 하자 하석진은 자신이 뭐라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 같다며 신중함을 보였다.

“시청률은 뭐라고 말하기 힘들 것 같다. 단지 나 스스로 재미있게 촬영을 잘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질 뿐이다. 그렇게 하면 그런 느낌이 보는 이들에게도 잘 전달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하석진은 최근 tvN 드라마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생초리’부터 MBC 드라마 ‘지고는 못살아’ 그리고 이번 드라마까지 쉬지 않고 달려왔다. 이렇게 일복이 많은 것이 무척 행복한 일이라며 웃었다.

"'지고는 못살아'와 이번 작품의 경우 촬영이 2주 정도 겹쳐서 힘들긴 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내가 감수해야하는 부분이다. 일이야 많으면 좋은 것이고 동시에 두 작품을 한다는 것은 연기자로서 복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극중 하석진이 연기하는 영균은 평범한 회사원이지만 연인과의 문제에 시달리고 있고 집안의 실질적인 가장으로 막중한 책임감을 어깨에 짊어지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나이는 같지만 실제 하석진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

“실제 나보다 고민이 많은 것 같다. 그리고 지금 나 같은 경우는 이 일 자체가 나한테 가장 큰 숙제다. 반면 영균은 집안에서의 책임감이 좀 더 크다.”

하석진은 사실 처음부터 배우를 꿈꿔 온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렇게 배우가 됐고 그 선택에 후회는 없지만 문득 문득 불안함이 밀려오는 것은 피할 수 없다.

“나이가 들수록 그런 것 같다. 내 학교 친구들은 회사에 소속이 돼 앞으로 미래가 어느 정도 보장이 돼 있지만 나는 하루하루를 다른 방식을 살아간다. 예전에는 직업이 용돈 벌이의 개념이었다면 이제는 인생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된다는 점에서 진지하게 임하게 된다. 그러면서 부담감, 걱정 같은 것도 많이 생긴다. 어쨌든 배우는 타인으로부터 선택을 받아야 하는 직업이니까 말이다. 또 매우 불규칙한 일이기도 하다. 배우라는 직업이 행복한 일이지만 그럴 때는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만약 배우를 하지 않았으면 지금쯤 어떤 모습일까. 누구나 한번쯤 내가 그때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으면 지금 어떤 길을 걷고 있을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가끔씩 잠에서 확 깨서 거울을 본다. 그러면 무척 평범한 모습의 내가 거울 앞에 있다. 한창 일을 하고 있는 때 그 모습을 접하는 기분과 그렇지 않을 때의 느낌은 다르다. 때로는 이 일을 후회할 때도 있지만 내가 선택한 이 길에 더 집중하는 것이 순서인 것 같다.”

어떻게 보면 하석진은 넘치는 끼로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저 친구는 연예인이 안 됐으면 과연 무엇을 했을까’하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로 타고난 연예인은 아닌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난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편이다. 그러다 보니 연기 외적으로는 장점으로 작용하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연기 자체가 감정의 영역이다 보니 그런 부분에서는 부족한 면이 있는 것 같다. 연기를 할 때는 감성적이고 예민한 친구들이 감정의 미묘한 부분을 편안하게 바꿀 수 있는 것 같다. 나 같은 경우 연기를 하면서도 잡념이 들 때가 많다. 대사를 하면서도 너무 빠른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 같은 것이 들 때가 있는데 어떻게 하면 그런 것들을 떨쳐내고 집중할 수 있을까를 생각한다.”

하석진하면 동시에 떠오르는 이미지가 ‘엄친아’라는 것이다. ‘엄친아’처럼 많은 칭찬을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말도 없는 듯 한데 그 말을 자주 듣는 하석진은 이 말에 대해 첫인상 이상의 무엇인가를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니라며 똑 부러지는 대답을 내놨다.

“첫인상 이상의 무엇인가를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연기자는 공감을 가는 연기를 펼쳐야 인정을 받는 것이니까 말이다. ‘엄친아’라는 말이 대중들로 하여금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가는 데는 어느 정도 작용을 할지 몰라도 정작 중요한 것은 본업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 아닐까 싶다.”

이번 드라마에서 하석진은 이규한, 서우 등 또래 연기자들과도 호흡을 맞춘다. 제작발표회 때 이들은 벌써 많이 친해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규한과는 한 대기실을 쓴다. 극중에서 형제로 나오는데 실제로 나는 친형제가 없어 이규한과 연기를 하면서 형제가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서우는 워낙 붙임성이 좋은 친구다. 참 친절하고 다정다감하다. 난 그렇지 않은 편이라 신기하기도 하다.”

6개월여 동안 주말드라마를 이끌어야 하는 하석진은 자연스럽게 서른의 마무리를 촬영장에서 하게 됐다. 남자에게나 여자에게나, 배우이거나 그렇지 않거나 서른이란 나이는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일을 대하는 태도가 조금 더 진지해졌다. 미래 지향적인 시각에서 내 자신을 돌보게 되는 것 같다. 여러 가지로 그 동안은 즐기고 좀 더 모험을 하는 부분이 많았다면 이제는 안정을 찾아가는 시도를 하거나 그런 것 같다. 서른이나 서른하나나 내게 나이가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지만 좀 더 입지를 탄탄하게 갖춰야겠다고 마음을 다잡게 한다.”

극중 영균은 은채와의 결혼을 생각하고 있다. 실제로 결혼 계획 같은 것은 있는지 물었다.

“전혀 없다.(하하) 결혼할 만한 여자가 생기면 하겠지만. 벌써 친구들 중에 3분의 1 정도는 한 것 같으니까 그런 것을 보면 결혼을 미룰 필요는 없는 것 같기도 하다. 이상형? 미래의 내 아내가 될 사람이라면 단아한 스타일이 좋을 것 같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생초리’를 끝내고 혼자서 유럽 여행을 다녀왔다는 하석진은 친구들과 어울려 술 마시는 것도 좋아하고 운동하는 것도 좋아하는, 일과 삶의 밸런스를 즐길 줄 아는 남자였다.

하석진의 건강한 느낌은 앞으로 그가 보여줄 발걸음에 더욱 큰 기대를 가져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지금까지 보여준 것보다 더 보여줄 것이 많을 것 같다는 기분 좋은 느낌이 들게 하는 하석진, 그의 내일은 또 어떤 빛깔로 빛날지 궁금해진다.

"앞으로 점점 더 캐릭터에 녹아드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시청자들이 내가 하는 연기에 공감할 수 있도록 캐릭터에 몰입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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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