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선 핼러윈(10월 31일)마저 상업화됐다는 자성(自省)의 목소리가 커요. 한국 학생들이 주류 문화를 즐기면서도 뜻깊은 일을 할 방법으로 헌혈 캠페인을 떠올렸죠."

뉴욕에서 '핼러윈 빌리지 퍼레이드'가 열린 지난달 31일 한인 유학생들이 헌혈 캠페인을 펼쳤다. 8만명이 행진에 참가하고 관람객도 250만명이 모이는 초대형 마당이다.

뉴욕 핼러윈 퍼레이드에서 헌혈 캠페인을 벌인 한인 학생들.

이날 헌혈 행진엔 뉴욕대, 스쿨오브비주얼아츠, 컬럼비아대, 파슨스디자인스쿨 등에서 공부하는 한인 학생 50명가량이 참가했다. 뱀파이어·좀비 등 '피'를 연상시키는 분장을 하고 퍼레이드 중간에서 헌혈을 독려하는 홍보물과 티셔츠를 나눠줬다.

행진을 기획한 강우성(29·뉴욕대 심리학과 대학원 졸)씨는 "한국 문화를 알리기 위해 전통 의상을 입을까도 생각했지만, 한인 학생의 이름으로 공익 캠페인을 벌이는 편이 더 의미 있겠다고 생각돼 '헌혈'을 주제로 정했다"고 말했다.

핼러윈 헌혈 퍼레이드는 지난 5월 뉴욕대 한인 학생의 연합조직인 '뉴욕한인회 청년위원회' 발족 후 처음 갖는 공식 외부 행사다. 강씨는 "해마다 핼러윈 퍼레이드에서 김정일 분장 외엔 눈에 띄는 '한국인 이미지'가 없어 안타까웠다"며 "한국 학생들이 힘을 모아 공익 캠페인을 벌이면 즐거움과 의미를 동시에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 퍼레이드를 위해 두 달 전 뉴욕 롱아일랜드의 적십자사 헌혈사무소를 찾아가 협조를 구했다. 적십자사는 '겁먹지 마세요, 헌혈하세요(Don't be spooked. Give Blood)'라고 쓰인 특별 티셔츠를 만들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