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전국 보디 피트니스대회-168cm 부문'에서 우승한 이진원씨의 균형 잡힌 몸매. 보디 피트니스는 근육 뿐 아니라 여성미도 함께 평가한다.

"보디빌딩에서는 근육의 선명도를 보지만, 여기선 균형미 있고 절제된 근육을 평가하죠. 여성스러운 아름다움이 있어야 해요."

시상식에서 상을 받고 내려온 이진원(24·개인 트레이너)씨가 연거푸 물을 마시면서 말했다. 이씨는 22일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인천대 대강당에서 열린 대한보디빌딩협회·인천광역시 주최 '인천광역시장배 전국 보디피트니스 & 클래식보디빌딩대회'의 보디 피트니스 -168cm 종목에 출전, 우승을 차지했다. 이씨의 몸은 단단한 근육으로 이뤄져 있었지만, 우람한 근육은 보이지 않았다.

보디빌딩이 크고 강한 근육을 만든다면 보디 피트니스는 보기 좋고 지구력이 강한 근육을 키운다. 보디 피트니스 선수들은 여성미를 강조하기 위해 뒷굽 높이 127mm 미만의 하이힐을 신고, 색깔 있는 비키니를 입는다. 남성들의 경우 클래식 보디빌딩이라고 한다.

1946년에 IFBB(국제보디빌딩연맹·International Federation of BodyBuilders)가 만들어졌고 국내에선 1949년 제1회 미스터코리아 대회가 개최됐다. 하지만 헬스가 일상화되면서 날씬한 몸에 적당한 근육을 중시하는 보디피트니스 국제대회가 1995년부터 열리게 됐다. IFBB도 2004년 공식명칭을 국제 보디빌딩 & 피트니스(International Federation of Body building & Fitness)로 바꿨다.

국내에서 보디피트니스와 클래식 보디빌딩 전국 대회가 독자적으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은 미스터&미즈 코리아 대회 등 보디빌딩 대회의 세부종목으로 열렸다.

성신여대 대학원에서 체육철학을 전공하고 있는 이씨는 1년여 전 개인 트레이너로 일하기 위해 한 피트니스센터를 찾았다가 보디 피트니스를 권유받았다고 한다. 보디 피트니스가 균형미를 강조한다지만 운동량은 보디빌딩과 비슷하다. 이씨는 이번 대회를 위해 3개월간 매주 6일 운동하고 하루 쉬었다고 했다. 운동하는 날에는 오전 5시에 일어나 밥을 먹고 2시간 30분 운동했다. 점심 먹고 또 2시간 운동하고, 저녁에는 주로 유산소 운동을 했다. 보디 피트니스 선수는 근력 운동과 유산소운동 비율이 5대5 정도 된다고 한다.

이씨는 "노력하는 것만큼 결과가 나와 재미가 있지만, 음식을 마음대로 못 먹고 몸의 변화를 관찰하면서 자신과 혼자 싸워야 한다"면서 "먹는 것을 조절하면서도 운동할 때마다 전보다 힘을 더 내야 하는 것이 힘들다"고 말했다.

이씨에게 운동을 가르치고 있는 류재현(29)씨는 "여성 보디빌딩의 선수의 체지방률이 5% 정도라면, 보디피트니스 선수의 체지방률은 10% 정도이다. 다이어트를 더 할 수 있지만, 근육이 너무 발달하면 일반인과의 괴리감이 생긴다"면서 "일반인들에게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이 보디 피트니스"라고 했다. 류씨는 이씨에 대해 "동양적인 외모와 몸매를 갖고 있어, 조금 더 노력한다면 서양 선수 중심의 국제 보디 피트니스 무대에서 인정받는 선수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대한보디빌딩협회 창용찬 홍보이사는 "보디 피트니스는 신체 각 부위의 근육을 고루 발달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지나친 근육은 감점 요인이다"면서 "다른 종목 선수들이 근력 운동을 하다가 이쪽으로 전향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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