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의 어느 장수가 입었던 갑옷일까? 왜 주인의 유골은 없이 갑옷만 웅덩이 속에서 발견됐을까?

백제의 마지막 임금인 의자왕(재위 641~660) 때 백제 장수가 입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가죽 갑옷이 1400여년 만에 세상에 나왔다. 백제가 멸망하기 15년 전인 645년 연대가 또렷이 적힌 데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가죽 갑옷으로 밝혀져 백제 멸망기의 수수께끼를 풀어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공주 공산성(사적 12호)에서 수습한 백제의 갑옷 조각. 貞觀十九年(정관 19년), 즉 645년(백제 의자왕 5년)이라는 글자가 붉은색으로 또렷이 적혀 있다.

공주대박물관(관장 이남석)은 충남 공주 공산성(사적 제12호) 성안마을 유적에 대한 4차 발굴의 마무리 조사 과정에서 서기 645년을 가리키는 '貞觀十九年(정관19년)'이라는 글자가 적힌 찰갑(비늘 모양 갑옷) 1령을 수습했다고 12일 밝혔다. 갑옷은 저수지 바닥에 인접한 곳에서 출토됐으며, 모두 1000여 조각이다. '○○行貞觀十九年四月二十一日(○○행정관십구년사월이십일일)' '王武監(왕무감)' '大口典(대구전)' '○○緖(서)', '李○銀○' 등 20여자가 붉은색(朱漆)으로 또렷이 적혀 있다. (○는 알아볼 수 없는 글자)

조사단은 특히 이 중에서도 '○○行貞觀十九年四月二十一日'이라는 기록을 통해 645년, 당 태종의 연호인 정관 19년이라는 정확한 연대를 파악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645년은 백제 의자왕 재위 5년째로, 당 태종이 고구려를 침공해 안시성 전투를 벌였으며 이후로 삼국과 당의 전투와 외교전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이남석 관장은 "옻칠한 갑옷은 당시 왕에 준하는 권력을 누린 장수의 것으로 추정되며, 삼국사기 백제 무왕 27년(626)에 백제 갑옷으로 기록된 '명광개(明光鎧)'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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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갑옷]


[포토] 연도 뚜렷이 적혀 있는 백제시대 가죽 갑옷 발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