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슨의 '핵 이빨'사건 이후 가장 기괴한 경기였다."(영국 가디언지)
무패의 천재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4·미국)가 16개월 만의 복귀전에서 개운치 않은 승리를 거뒀다.
메이웨더는 18일(한국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WBC(세계복싱평의회) 웰터급 타이틀 매치에서 챔피언 빅터 오티스(24·미국)를 4라운드 2분59초 만에 KO로 꺾었다. 그러나 메이웨더는 관중의 환호 대신 야유를 들어야 했다.
논란의 소지가 다분한 경기였다. 상대방과 거리를 두고 경기하는 것을 선호하는 메이웨더는 이날 오티스의 저돌적인 접근전에 고전했다. 그는 3라운드까지 오티스의 압박에 밀려 수차례 코너로 몰렸다. 4라운드에도 메이웨더는 수세에 몰렸지만 연타를 날리던 오티스가 흥분한 듯 메이웨더를 '박치기'하면서 한숨을 돌렸다. 심판은 경기를 중단시키고 오티스에게 페널티를 부과했다. 오티스는 미안한 듯 메이웨더에게 다가가 얼싸안았다.
그런데 이때 '문제의 장면'이 연출됐다. 메이웨더는 포옹 후 뒤로 물러나던 오티스의 얼굴에 갑자기 레프트 훅에 이어 오른쪽 주먹까지 꽂아넣었다. 공교롭게도 주심은 그 순간 링 밖을 보고 있었다.
결과는 메이웨더의 KO승. 오티스측이 심판에 항의했지만 주심은 "경기 속개 이후에 벌어진 일"이라며 메이웨더의 손을 들어줬다. 승자 인터뷰에서 메이웨더는 "링에선 언제나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며 정당함을 주장했다. 관중의 야유가 쏟아졌다.
이날 승리로 메이웨더는 프로 통산 42전 전승(26KO) 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팬과 언론의 반응은 냉담했다. 영국의 가디언지는 "1997년 마이크 타이슨이 에반더 홀리필드의 귀를 깨물어 뜯은 '핵 이빨'사건 이후 가장 기괴한 결말이었다"고 혹평했다. 트위터 등에선 메이웨더의 비신사적인 '기습'을 비판하는 메시지가 쏟아졌다.
메이웨더는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출신으로 프로 전향 후 웰터급 등 5체급을 석권한 천재 복서다.
메이웨더가 복귀하면서 8체급을 석권한 '살아 있는 전설' 매니 파퀴아오(33·필리핀)와의 대결 여부가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메이웨더는 지난해 파퀴아오로부터 맞대결 제안을 받았으나 "서두를 필요가 없다"며 수락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