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윤가이 기자] tvN '코미디 빅 리그'가 ‘승점 제도’와 ‘통편집’ 두 장의 카드로 방송 전부터 긴장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프로 스포츠 리그의 승점 제도와 강등 시스템을 개그 배틀에 적용, 손에 땀을 쥐는 승부를 예고하고 있는 것.

'코미디 빅 리그'는 '개그콘서트'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김석현 PD의 새 프로그램이자 종합오락채널 tvN의 첫 공개 코미디 도전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김 PD는 공개 코미디에 리그제라는 재미 포인트를 추가해 기존 프로그램들과 차별을 꾀했다. '현장토크쇼 택시', '재밌는 TV 롤러코스터', '화성인 바이러스' 등 젊고 창의적인 시도로 ‘케이블 라이크(cable-like)’한 프로그램을 선보여 온 tvN의 이미지와도 잘 맞아 떨어진다는 평가.

'코미디 빅 리그'에서는 정상급 개그맨 총 11개 팀이 10번의 경연을 벌인 뒤, 누적 점수가 가장 높은 팀이 우승과 함께 상금 1억 원의 주인공이 된다. 매주 펼쳐질 경연 현장에서 방청객 200인의 투표가 진행되고, 그 결과에 따라 1위부터 5위까지 각각 승점을 획득하게 되는 방식. 방청객 한 사람당 공 3개씩을 받게 되며, 각자 가장 잘 했다고 생각하는 3개 팀의 이름이 적힌 상자에 하나씩 집어넣는다. 공의 갯수가 가장 많은 순서대로 1위부터 11위까지 순위가 결정된다.

1~7주차 경연에서는 1위가 5점, 2위는 4점, 3위는 3점, 4위는 2점, 1위는 1점을 얻는다. 포스트 시즌 개념의 8~10주차 경연에서는 두 배의 배점이 적용되며, 1위에 10점, 2위 8점, 3위 6점, 4위 4점, 5위는 2점이 주어진다. 때문에 10주 동안의 레이스 초반에 1위를 수 차례 차지한 팀이었다고 해도, 하위권 팀이 마지막 3번의 경연에서 잇따라 높은 순위를 차지하면 최종 순위를 장담할 수 없다.

김석현 PD는 “8~10주차 경연을 통해 막판 대역전극을 꿈꿀 수 있다. 끝까지 결과를 예상할 수 없는 흥미진진한 승부가 펼치기 위한 장치”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또한, tvN의 한 관계자는 “'코빅'은 서바이벌 프로그램과 달리 1회부터 10회까지 고정된 출연 팀이 더 높은 점수를 얻기 위해 경쟁하는 시스템이다. 한판 승부로 끝나지 않기 때문에 보다 전략적이고 장기적인 안목을 가진 팀의 활약이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승점을 얻기 위한 무한 경쟁이 펼쳐지는 가운데, 매주 8~11위에 머문 하위 팀들은 ‘강등’되어 재방송부터는 시청자들에게 공연 모습조차 선보일 수 없다. 본 방송에 단 한번 출연한 뒤, 재방송부터는 공연 내용이 통편집되고 순위 발표 장면에만 얼굴을 비추게 되는 것.

지상파 프로그램에 비해 재방송이 많은 케이블 채널의 특성상 '코미디 빅 리그' 출연은 시청자들에게 일주일 동안 자신들의 존재감을 확실히 뽐낼 수 있는 기회다. 하지만 하위 4개 팀은 토요일 밤 9시 본 방송 이외에 시청자에게 자신들을 알릴 기회가 없다는 사실은 출연자들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코미디 빅 리그'에는 유세윤, 장동민, 유상무, 박준형, 김미려, 정주리, 안영미, 변기수, 박휘순, 김기욱, 양세형 등 '개그콘서트', '개그야', '웃찾사'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였던 개그맨들이 포진해 있다. 방송 3사의 인기 코미디 프로그램을 주름잡던 정상급 개그맨들의 경연에서 승부를 예측하기란 쉽지 않을 것. 또한 현장 방청객들의 판정으로 승점이 부여되는 판정 시스템 특성상 현장에서의 많은 변수가 예상된다. 따라서 개그맨들은 회를 거듭할수록 더욱 열과 성을 다해 경연에 임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흥미로운 경연 방식을 채택해 개그맨들의 도전 의욕을 끌어올리고 있는 '코미디 빅 리그'는 17일 밤 9시에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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