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유라 기자] 넥센 히어로즈의 언더스로 투수 김대우(23)는 땅을 훑는 듯한 낮은 투구폼이 인상적이다.
특이한 것은 김대우는 경기 전 번트 수비 연습을 하면서 송구를 할 때도 언더스로로 공을 던진다. 송구에 있어서는 오버핸드로 던지는 것이 비교적 정확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이드암이나 언더스로 투수들이 오버핸드로 송구하는 것과는 다르다.
물론 개인의 송구 습관으로 보고 넘길 수도 있다. 그러나 김대우의 언더스로 송구에는 그의 눈물겨운 땀이 배어 있다.
김대우는 원래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1루수였다. 김대우는 자신의 고등학교 시절에 대해 "동급생들도 모를 만한 존재감 없는 선수였다"고 말했다. 야구를 해왔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야구를 하는 평범한 선수였던 것이다.
그런데 그에게 어느날 야구부 감독이 언더스로 투수를 해보라고 권유했다. "야수를 계속 하면 별로 진학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 이유였지만 김대우는 몸이 유연하고 어깨가 좋아 성공 가능성이 높았고 그는 투수로 대학에 진학했다.
김대우는 "야수 때는 평범하게 오버핸드로 송구했다. 하지만 언더스로로 바꾸고 나서 일부러 항상 언더스로로만 던졌다"고 말했다. 그는 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해야 했다. 그는 "장난으로도 오버핸드로는 던지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몇 년 동안 그는 언더스로 폼을 악착같이 익혔다. 그 사이 대학에서 에이스로 활약했지만 대학 성적이 좋지 않아 주목받지 못했다.
그런 그를 넥센이 주목했다. 김대우는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9라운드 전체 67번으로 넥센에 지명됐다. 김시진 감독은 "볼 빠르기보다 시원시원하게 던지는 게 마음에 들었다"고 김대우에 대한 첫인상을 밝혔다. 김대우는 올 시즌 18경기에서 19⅓이닝 동안 19피안타 21탈삼진 15사사구 13실점(12자책)을 기록하며 착실히 유망주 수업을 받고 있다.
김대우는 "이제는 언더스로가 편하고 제구력이 좋아서 송구할 때도 언더스로로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끊임 없는 연습 끝에 언더스로가 더 손에 익게 된 것. 김대우는 이어 "사실 송구할 때는 땅볼을 잡아서 바로 던져야 하는 만큼 땅에서 가까운 언더스로가 더 유리한 것 같다"고 언더스로로서의 장점을 밝혔다.
고2로서 진학을 앞두고 포지션 전향을 하는 것은 선수로서는 엄청난 결정이다. 원래 포지션을 포기하고 낯선 자리에서 대학에 뽑힐 만큼의 실력을 갖추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대우는 철저한 투구폼 관리와 연습으로 대학에서 에이스가 됐고 프로로 와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그리고 긴장을 풀 수 있는 경기 전 훈련조차 소홀히 하지 않는 것. 언더스로 투수 김대우의 내일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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