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우측)과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좌측 상단)·방송인 김제동·영화배우 김여진(좌측 하단 왼쪽·오른쪽).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4일 "기왕 이렇게 된 바에야 진지하게 서울시장 출마 여부를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최근 서울 시장 출마설이 불거진 뒤 뚜렷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는데, 이날 이보다는 좀 더 진전된 입장을 밝힌 셈이다.

안 교수는 이날 전남 순천 문예회관에서 열린 '안철수 박경철 희망공감 2011 청춘 콘서트'에서 '시골의사' 박경철 안동신세계연합병원장으로부터 "고민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고 "신문에서 너무 앞서가 당혹스럽다"며 이같이 밝혔다.

안 교수는 "이번 문제와 교육감 사건이 동시에 터져 더 어이가 없었다"면서 "이 문제에 대해 결정하고 책임지는 것은 내 몫으로 이제는 결론을 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3일과 4일 인터넷 등을 중심으로 논란이 된 '윤여준 배후론'에 대해서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나의 멘토라고 하는데, 내 멘토는 300명 정도"라며 "김제동 김여진 등등 멘토들이 다양한 조언을 해주고 있으나 결정은 결국 제 몫"이라고 했다.

안 교수는 이어 “윤 전 장관이 인터뷰에서 많은 말을 했는데 솔직히 이제는 더 말씀 말아 달라고 부탁도 했다”며 “모든 결정 책임은 내 몫이고 그분 말씀대로 될 것이라고 오해하지 말아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윤 전 장관은 지난 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안 원장이 출마할 가능성은 90% 이상"이라면서 "다만 매우 신중한 사람이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 원장은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나 국민들로부터 이미 신뢰를 잃었다고 본다"면서 "정치를 바꿀 수 있는 '제3의 대안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윤 전 장관은 김영삼 정부 시절 환경부 장관을 역임했으며, 한나라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소장을 지냈다. 이런 윤 전 장관이 안 교수의 멘토를 자처하자 일부에서는 "안 교수가 한나라당 성향을 가진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이 때문에 4일 안 교수의 '김제동 김여진 멘토' 발언은 윤 전 장관으로 인해 자신이 한나라당 우호세력으로 보이는 것을 경계한 발언이라는 분석도 있다.

"'생활 좌파' 제도화가 진보 재집권 지름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