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 지카사키시에 있는 마쓰시타 정경숙(松下政經塾)의 정문 모습. 마쓰시타 전기의 창업자이자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마쓰시타 고노스케(오른쪽 위 작은 사진)가 인재 양성을 위해 1979년 설립했다.

전자제품 회사인 파나소닉(옛 마쓰시타전기) 창업자인 고 마쓰시타 고노스케(松下幸之助)가 세습의원들이 판치는 일본 정치를 개혁하기 위해 만든 마쓰시타(松下) 정경숙 출신 첫 총리가 탄생했다.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일본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진정한 인재가 절실하다"며 1979년 70억엔(약 982억원)의 사재를 들여 가나가와현 지가사키(茅ケ崎)시에 정경숙을 설립했다.

차기 총리로 선출된 노다 재무상은 정경숙 1기생이다. 경선 1차 투표에서 3위를 한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전 외무상(8기생)과 막판에 경선을 포기한 다루토코 신지(樽床伸二) 의원(3기생)도 정경숙 출신이다.

이번 노다의 승리엔 '정경숙 파워'가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마에하라 전 외상이 1차 투표에서 받은 74표가 2차 투표에서 노다로 돌아섰으며, 다루토코 신지 의원 그룹(20명)은 1차 투표부터 노다를 지지했다.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국가전략상과 하라구치 가즈히로(原口一博) 전 총무상 등 민주당에만 현역 의원이 28명이 있다. 자민당에도 아이사와 이치로(逢澤一郞) 국회대책위원장과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중의원 의원 등 10명이 있다. 도지사와 지방의원까지 합치면 현역 정치인은 80명에 육박한다.

정경숙은 돈과 배경이 없이도 정치인이 될 수 있는 코스로 알려지면서 매년 200~300명이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합격자는 10명 이내에 불과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22~35세를 대상으로 소논문과 면접, 집단토론 등을 거쳐 선발한다. 수업료는 없으며 매달 생활비 20만엔(약 280만원)을 지원해준다. 상근강사와 커리큘럼, 교실이 없는 '3무 교육'이 원칙이다.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지식은 선생으로부터 배울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스스로 배워야 한다"고 주장한 데 따른 것이다.

4년제(2010년 전에는 3년제)로 첫 2년은 기숙사에서 생활하는데, 학생들은 매일 아침 6시 기상과 동시에 정경숙과 그 주변을 청소한다. '자기주변도 청소 못 하면서 어떻게 일본을 청소할 수 있느냐'는 취지에서다. 정치, 경제 외에 다도(茶道), 서도(書道), 검도(劍道), 좌선(坐禪) 등 일본 전통문화도 필수 코스이다.

교육과정엔 자위대 체험과 100㎞행군 등 군사훈련 성격의 과정도 포함돼 있다. 이런 영향으로 노다 차기 총리 등 정경숙 출신 정치인들이 일본의 재무장에 적극적이며 영토문제에 대해 강경파라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