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을 근거로 한 조직폭력배(이하 ‘조폭’)들의 서울 진출이 활발해진 가운데, 서울·수도권의 젊은 조폭들 사이에 이들 호남 조폭에 대한 반감이 조직을 초월해 번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은 개인적인 용무로 서울에 올라온 조직 폭력배를 집단 구타해 전치 12주의 부상을 입힌 혐의로 ‘답십리파’ 조직원 고모(27)씨 등 15명을 붙잡아 이 중 4명을 구속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고씨 등 17명은 지난 6월 4일 오후 7시30분쯤 서울 강동구 천호동의 한 웨딩홀에서 열린 동료 폭력배 아기의 돌잔치에 온 ‘전주나이트파’ 조직원 홍모(27)씨의 얼굴을 수차례 때려 기절시키고 몸을 짓밟는 등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 10월 대구의 한 조직폭력배 결혼식 전야 행사에서 홍씨 등이 답십리파 조직원 박모(26)씨를 집단 폭행한 데 대한 보복으로 이번 일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홍씨 등 호남 조폭들은 전국 각지의 조폭들과 술을 마시던 중 박씨가 “너희 전라도 애들이 서울에서 너무 설친다”라고 말한 데 격분해 박씨를 폭행했었다.
홍씨는 이번 보복 폭행의 후유증으로 전치 12주의 중상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이한 점은 보복 폭행에 가담한 폭력배 17명의 연령대는 20대 중후반으로 엇비슷했지만, 소속이 해당 ‘답십리파’ 외에도 ‘이글스파’, ‘화양리식구파’ 등 제각각이었다는 것.
이들은 보복 폭행 다음날에도 홍씨의 전주나이트파 동료 20여명이 재보복을 위해 상경하자, 조직을 불문하고 뭉쳐 회칼과 쇠파이프 등을 소지한 채 서울 장안동 유흥가 뒷골목에서 승용차·승합차 20여대에 나눠타고 이들을 기다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강제 해산됐었다.
서울경찰청 강력계 관계자는 “2000년대 들어 호남 출신 조직폭력배들의 서울 진출이 활발해지고, 강남의 알짜 유흥업소들을 ‘관리’하는 등 각종 이권에 개입하면서, 20대 중반의 동년배 서울 조폭들이 조직을 초월해 공동 대응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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