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팬들이 기다리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시간이 돌아왔다.
2011~201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13일 오후 11시(한국시각) 지동원의 소속팀 선덜랜드와 리버풀의 경기 등 5게임으로 화려한 막을 올린다. 20개팀이 속한 프리미어리그는 내년 5월까지 팀당 38경기씩 총 380경기를 벌여 순위를 가린다.
지난 6일 런던 북부 토트넘에서 발생한 폭동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며 개막전 전면 취소를 검토했던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12일 "경찰과 긴밀한 협조하에 이번 주 9경기를 예정대로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폭동의 진원지인 토트넘의 홈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토트넘―에버턴전은 무기한 연기됐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우승 경쟁으로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는 6강 체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빅4'의 시대가 가고 '빅6'의 시대가 온 것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스널, 첼시, 리버풀로 대표되는 '빅4'는 2000년대 프리미어리그를 상징하는 단어였다. 맨유(7회)와 첼시(3회), 아스널(2회)이 2000년대 이후 리그 정상을 나눠 가졌고 리버풀은 2005년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명문의 위용을 보였다.
이 구도에 균열이 간 것은 2009 ~2010시즌부터다. '명가' 리버풀이 7위로 추락하는 사이 토트넘과 맨체스터 시티가 4~5위를 차지했다. 지난 시즌엔 맨시티가 3위로 올라섰고 토트넘이 5위를 기록했다.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는 역시 맨유다. 리그 통산 20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맨유는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와 애슐리 영, 필 존스 등을 영입하며 알찬 여름을 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웨인 루니와 치차리토 등 결정력 높은 공격진에 리오 퍼디낸드와 네마냐 비디치 등이 지키는 뒷문도 든든하다.
지난 시즌 2위 첼시는 올 시즌 새로 부임한 안드레 비야스-보아스 감독에 기대를 건다. 포르투갈 출신으로 프로축구 선수 경험이 전혀 없는 비야스-보아스는 작년 포르투(포르투갈)를 맡아 정규리그와 유로파리그를 석권했다. 34세의 젊은 사령탑이 니콜라 아넬카와 디디에 드록바, 프랭크 램퍼드 등 노장이 주축을 이룬 첼시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관심을 끈다.
'오일머니'로 무장한 맨시티도 43년 만의 리그 우승을 노린다. 맨시티는 2008년 UAE(아랍에미리트)의 거부(巨富) 셰이크 만수르가 팀을 인수하며 리그 정상권으로 올라섰다. 카를로스 테베스, 에딘 제코, 다비드 실바 등 호화 공격진에 올 시즌 '마라도나의 사위' 세르히오 아게로가 새로 가세했다.
아스널과 리버풀은 명가 재건이 올 시즌 목표다. 아스널은 최근 5시즌 동안 3위(2회)와 4위(3회)를 오갔고 리버풀은 최근 두 시즌 동안 5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가레스 베일, 루카 모드리치 등 알찬 팀 전력을 자랑하는 토트넘은 이변을 넘어 정상을 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