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영국 데일리메일

격세지감(隔世之感)이다.

2004년 미국 언론들은 "한국에선 어린이들의 영어 발음을 좋게 하기 위해 '영어 발음용 혀 수술'까지 하는 등 '영어 조기교육 광풍'이 불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런데 7년 만에 영국에서 한류(韓流)에 푹 빠진 10대 소녀가 한국어 발음을 보다 정확하기 위해 혀 성형수술을 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11일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영국 노팅엄에 사는 리안논 브룩스뱅크-존스(Brooksbank-Jones·19)가 한국어 수업 중 자주 사용되는 한국어 발음이 제대로 되지 않아 고민하다가 결국 자신의 혀를 1㎝ 늘리는 수술을 최근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선천적으로 혀가 조금 짧은 ‘혀짤배기’였던 리안논은 영어 발음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지만, 한국어를 발음할 땐 어려움을 자주 겪었다. 영어 ‘L’ 발음보다 구강 안에서 혀를 조금 더 위로 올려야 하는 ‘ㄹ’ 발음이 문제였다. 더구나 한국어에서 ‘ㄹ’은 자주 쓰이는 자음이어서 리안논은 고민에 휩싸였다.

“저에게 한국어 발음을 완벽하게 하지 못한다는 건 중요한 문제였어요. 저는 완벽주의자이거든요. 만약 어떤 일을 완벽하게 해내지 못하면, 저는 스스로 매우 짜증이 나요. (수술까지 하는 게) 조금 과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한국어를 위해 혀를 늘리는 수술은 저에겐 치아 교정 정도였다고 생각해요.”

리안논은 지난 2년간 배워온 한국어를 더욱 유창하게 하기 위해 상담을 받았다. 담당 치과의사는 리안논에게 “혀를 조금 늘려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자신의 부모와 한국어 선생님과 상의한 끝에 리안논은 수술을 감행했다. 수술은 노팅엄 퀸즈메디컬센터에서 부분 마취를 통해 20분 만에 ‘간단히’ 끝났다. 리안논은 수술 직후에는 조금 아팠지만 2주 만에 완전히 회복했고, 지금은 예전에는 하기 어려웠던 한국어 발음들을 보다 쉽게 해낼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리안논이 ‘한국’에 빠져든 건 역시 한류 때문이었다. 학교 친구들을 통해 아시아 문화를 접한 리안논은 특히 한류 바람을 타고 퍼진 K팝과 한국 드라마에 매료됐다. 여가만 나면 리안논은 한국 문화를 즐기고 한국 교회에 나가 한국말 성경을 읽는다. 그의 꿈은 한국에서 일하며 한국인들과 함께 지내보는 것이다.

리안논은 영국 잉글랜드 사우스요크셔 카운티에 있는 셰필드대학(the University of Sheffield)에서 한국학을 전공하길 희망한다. 특히 이 학교 4년 한국학 학부 과정 중 1년은 한국 연세대학교로 교환학생을 갈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그는 꼭 셰필드대학에 진학해 한국에서도 공부할 기회를 얻고 싶다고 말한다.

리안논의 어머니 피오나 브룩스뱅크-존스(56)씨는 “나는 우리 딸이 영국과 멀리 떨어진 나라(한국)에 흥미와 관심을 갖는 것을 환영하고, 이런 딸이 너무 자랑스럽다”며 “우리는 딸이 한국 공부를 더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