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과 미국발 재정 위기로 세계 경제가 요동친 지난 주말, 영국·프랑스·독일 등 소위 '유럽 빅(big) 3' 국가 정상들이 모두 휴가로 자리를 비웠다.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지난 1일부터 부인 사만다 여사와 함께 이탈리아 휴양지 투스카니의 300년 된 저택에서 2주 일정으로 여름휴가를 즐기고 있다. 캐머런 총리뿐 아니라 영국 정부의 이인자인 닉 클레그 부총리와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까지 주말에는 휴가 중이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지중해 연안에 있는 카를라 브루니 여사의 빌라에서 3주간의 휴가를 보내고 있다. 사르코지 부부는 수영과 독서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AFP통신이 7일 보도했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남편 요아힘 자우어와 이탈리아 북동부의 사우스 티롤 지역에서 여름휴가 중이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수요일에는 유명 산악인 라인홀트 메스너와 만난 뒤 주말에는 900쪽에 이르는 스탈린 자서전을 읽고 있다고 슈피겔이 보도했다.
이 때문에 영국·프랑스·독일의 야권과 일부 언론들은 "정상들이 있어야 할 곳은 휴양지가 아니라 (유럽연합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이라고 비판했다. 영국과 프랑스 정부는 이 같은 비판 여론을 의식해 "캐머런 총리와 사르코지 대통령이 휴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6일 전화회담을 갖고 대책을 논의했다"며 해명에 나섰다.
반면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스페인의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총리는 지난 3일 여름휴가를 떠났다가 증시 불안 소식을 듣고 4일 마드리드로 돌아왔다. 포르투갈의 페드루 파소스 코엘류 총리도 휴가를 전격 연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