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제는 이미 과거에 몇차례 실험적으로 도입했으나 실패한 안이다. 현재의 군대실정에 맞지 않는다."
일부에서 주장하는 병영 출·퇴근제를 놓고 군 내에서 찬반(贊反) 양론이 분분하다. 대체로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많다.
한 육군 대령은 "일부 지휘관들이 자율 병영을 추진하면서'입대 동기 내무반'을 만드는 등의 방식으로 내무반 내 위계질서를 없애려 했지만 번번이 부대 내 다른 간부들이 '오히려 전투력이 약화되고 문제만 더 생겼다'는 의견이 많아 폐지했다"고 말했다.
국방부의 한 육군 중령은 "내무반이 단지 잠만 자는 곳이라면 현역과 방위를 뭣 때문에 구분하는가"라며 "군대 내 가혹행위를 줄이려고 오히려 군기(軍紀)를 뿌리째 흔드는 일은 강군(强軍) 육성에 도움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해병대 관계자는 "최근 각종 사고로 인해 이런 극단적 제안이 나오는 것 같은데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일부 비정상적 가혹행위를 근절하려는 노력은 앞으로 꾸준히 해야겠지만 분단 현실 속에서 군이 가지는 의미를 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반면 이같은 논의를 공론화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한 공군 영관급 장교는 "이번 일을 계기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군대에 놀러왔냐'는 식으로 의견을 묵살하면 비슷한 사고가 계속 터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육군 장교는 "병사들이 근무할 때는 군인답게 임하고 내무반에서는 재충전하고 휴식하는게 맞다"며 "내무반에서 병사들끼리 아래위를 정하고 사적 통제를 통해 권위를 세우려는 건 군대 본래 목적에도 맞지 않는다"고 했다.
국방부 정신전력과 관계자는 "그동안 사고가 터질 때마다 이런저런 토론을 진행했지만 결과적으로 근본적 개혁은 이루지 못했다"며 "군대 내에서 자율성은 늘리면서 동시에 전투력을 강화할 수 있는 묘안을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입력 2011.07.21.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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