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병사들이 신종 마약 ‘스파이스’를 국내에서 판매하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서울 이태원 일대에서 신종 마약 ‘스파이스’를 판매한 혐의 등으로 경북 칠곡군 캠프캐럴에 근무하는 K(23) 일병을 포함한 주한미군 3명과 국내 판매책 김모(29)씨를 검거, 주한미군 3명의 신병을 최근 미군 헌병대에 넘겼다고 19일 밝혔다.

K 일병 등은 3월말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H 호텔 방에서 밀반입한 스파이스 80g을 김씨에게 넘기고 160만원을 받는 등 4차례에 걸쳐 920만원어치의 스파이스(490g)를 판매한 혐의다.

경찰은 또 이들 외에 또 다른 주한미군 10여 명이 스파이스 판매에 연루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경찰은 미국인 관광객 G(24)씨와 국내 클럽에서 DJ로 활동하는 이란인 H씨, 미 군무원 자녀 M(19)씨, 한국인 강모씨 등도 스파이스를 판매하거나 소지한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스파이스는 대마와 비슷한 효과를 내는 환각 물질로,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다는 점 때문에 최근 3~4년 사이 국내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스파이스는 미국에서는 불법 물질이 아니지만, 해외 파병 미군은 그 나라 법률에 따라야 한다는 ‘속지(屬地)주의 원칙’에 따라 주한미군 부대도 스파이스를 불법 물질로 정해 단속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2009년 7월 이 물질을 마약류로 규정해 유통과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한편, 주한미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태원 일대 유흥가 순찰을 강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앵커멘트]

원어민 강사들에 의해 처음 들여온 것으로 알려진 신종 마약 스파이스가 최근 들어
주한 미군을 통해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비상이 걸렸습니다. 신종 마약을 국내에 유통시킨 주한미군들이 무더기로 붙잡혔습니다. 김지언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11일 서울 용산경찰서 마약수사팀. 미군 몇명이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신종 마약 스파이스를 불법 유통시킨 혐의입니다. A일병 등 미군 3명은 지난 3월부터 지금까지 이태원 호텔 등에서 국내 판매총책인 29살 김 모씨에게 시가 천만 원 상당의 스파이스를 팔다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또 지난달 25일에는 용산의 한 모텔 주차장에서 시가 5백만 원 상당의 스파이스를 국내 판매책에게 넘기려던 미군 B상병이 경찰에 붙잡혀 미군 헌병대에 인계됐습니다.

* 인터뷰/경찰관계자 : “5명(검거)됐고, 8명 남았어요. 그럼 13명입니다.”

스파이스는 환각 효과는 대마와 비슷하지만 대마보다 값이 싸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 인터뷰/경찰 관계자 : “스파이스는 식물혼합물에 첨가하여 사용하는 환각성분이며, 흡연시 대마 유사효과가 나타나고…”

지금까지는 외국인 강사 등을 통해 국내에 유통돼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미군을 중심으로 홍대와 이태원의 클럽에서 급속도로 퍼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태원 상가 주인 : “특히 밤에는 100%가 다 마약이야, 한국 사람이든 미국 사람이든…”

* 인터뷰 : 이태원 유흥주점 종사자 : “특히 새벽에 (마약)쓰레기 많이 나오잖아요. 외국인도 많으니까. 마약이 없을 수가 없지?”

미군 당국도 스파이스 유통에 미군이 관여한 것으로 드러나자 자체적인 단속은 물론 이태원 등에 대한 순찰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지금까지 검거된 미군 외에도 스파이스 국내 유통에 가담한 미군들이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TV 조선 김지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