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중에서 민낯이 아니라 민머리가 서 너 명이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선배가 정진수이고, 그밖에 최형만 염경환 윤성호 등이 있다. 그러고 보면 개그맨도 '쌍라이트'가 꽤 된다. 쌍라이트끼리 뭉쳐서 꽁트를 하나 만들면 재미가 쏠쏠할텐데…. '소림사 달밤'이라든가 '해뜨는 가족'이라든가….

여하튼 이 중에 가장 선배이면서 인간성이 좋은 친구가 정진수이다. 솔직히 정진수는 얼굴을 보면 누군지는 얼추 아는데 확실히 무엇을 했다 딱 꼬집어 말하기가 쉽지 않다. 개그를 한 필자 또한 깝깝하다. 그렇게 빛나는 머리를 지니고 있으면서 확실한 임펙트가 없었으니 선배로서 아쉬울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길 가다가 사람들이 "저기, 연예인이죠?" 하고 물으면, 그는 늘 우스갯소리로 "네, 안녕하세요~ 구준엽입니다. 쿵따리 샤바라!"라고 대답한다. 사람들은 머리는 똑같은데 얼굴이 상당히 차이가 많이 난다고 한다.

필자에게는 동생이자 후배이지만 처음에 이 친구를 봤을 때 함부로 말을 놓지 못했다. 왜냐하면 아무리 후배라도 필자보다 손위라면 말 놓는 것이 도리가 아니었기에 상당히 조심스러웠다. 허나 이내 그가 "아이고 형님 왜 그러세요?"라고 해 당혹스러웠다. ㅎㅎ. 역시 머리 없는 사람들은 나이를 가늠하기 어렵다.

이 친구를 표현하자면 성실, 순수, 곧음 그 자체이다. 인상이 상당히 부드럽거니와 인상 쓰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선배들 뿐만 아니라 후배들에게도 싫은 소리 단 한번을 하지 않는다. 매사에 웃고 밝다. 같이 골프를 칠 때도, 오비를 내도 싱글벙글, 더블 파를 해도 싱글벙글, 전혀 내색을 하지 않는다. 필자 같은 인간은 오비 한방 났다하면 오만상을 찌푸리고, 혹 더블파라도 한다 치면 내 자신에게 심한 자학과 자해를 일삼는다.

그 친구는 18홀 내내 즐긴다. 돈을 잃어도 즐기고 경기를 망쳐도 즐긴다. 처음엔 정말이지 '미친 넘'인줄 알았는데 차근차근 보니 정말 된 사람이고 난 사람이었다. 돈을 잃었는데, 인상 쓴다고 해서 그 돈이 다시 돌아 올 것도 아니고 경기를 망쳤는데 욕을 한다고 해서 그 경기가 다시 좋아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화 내고 욕 해봐야 자기만 스트레스를 받고 더 동료들에게 추하게 보인다.

보통 사람들은 자제가 안 되는데 빠박이 정진수는 마치 성인군자처럼 행동한다. 고개가 숙여진다. 그 친구는 머리는 없지만 진정한 머리가 있고, 필자는 머리는 있지만 진정한 머리가 없는, 쓰잘대기 없는 민머리인 것이다.

게다가 교양 프로그램을 오래 해서인지 전국의 각종 핵심부 인물들을 거의 다 꿰차고 있다. 여기서 핵심부는 농협과장님, 읍내 이장님, 어촌계 과장님 등 현장의 진정한 실무자들을 말한다. 갑자기 뭐가 먹고 싶다거나 어디에 가고 싶으면 바로 전화 한통으로 해결된다.

이 정도가 되다보니 개그맨 사이에서 '잘 나가는 열 개그맨보다 그냥 나가는 정진수 하나가 훨 낫다'는 말이 생겨나기 까지 했다. 성실함에 명랑함, 사교성까지 '일타 삼피'이니 언제라도 3점 나는 것은 기정사실이 아닐 수 없다.

얼마 전 그에게 진짜로 축하할 일이 생겼다. 데뷔 이래 드디어, 처음으로 포털 검색어 1위를 거머쥔 것이다.

'정진수! 음주운전 벌금 700만원 선고!' 작년 연말의 사건이 선고된 것이다. 그래서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로 순간 등극했었다.

필자가 바로 전화를 때렸다. "진수야, 1위 축하한다. 너 될 줄 알았어. 이제 너의 세상이 열린 거야…."

그가 또 웃었다. 웃고 있지만 눈물이 났을 것이다.

난 그런 그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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