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평화와 깨달음의 메시지를 한국 전통 예술의 그릇에 담아 서구 종교의 시원(始源)인 이스라엘에 전합니다."

한국 불교사상의 정수(精髓)를 음악과, 무용, 소리에 담은 종합예술 '영산회상-니르바나' 공연이 이스라엘에 간다. 이스라엘 정부 초청을 받아 세계 최대 무용축제 중 하나인 '카르미엘 국제무용제' 무대에 오르는 것이다. 무대에 오르는 무용수가 30여명, 스님이 40여명에 달하며, 스태프까지 총 109명의 대규모 공연단이다.

김향금 창원대 무용과 교수가 한국 불교사상을 음악과 무용, 소리에 담은‘영산회상-니르바나’공연 가운데‘비천무’를 추고 있다.

이번 공연의 두 주역은 무형문화재 제50호 영산재(靈山齋) 이수자인 법현(47) 스님과 무용 총괄을 맡은 김향금 창원대 무용과 교수다. 법현 스님은 범패와 신라 각필 악보 등 불교예술과 문화를 오랫동안 연구해왔다. 국립무용단에서 23년간 재직한 김 교수는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올림픽, 2002년 한일월드컵전야제 등에서 전통무용 안무를 맡았던 전문가다. 9일 이스라엘로 출국한 법현 스님은 "뮤지컬 '명성황후'나 비언어 공연 '난타'처럼, 한국 전통문화에 바탕을 둔 정통 예술 콘텐츠도 세계무대에서 통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두 사람은 2001년 의기투합해 '영산회상-니르바나'를 함께 만들었다. 2002년 국립극장 초연을 시작으로 미주와 유럽 50여개국을 방문하며 크고 작은 무대에 공연을 올렸다.

그간 두 사람이 지켜본 서구 관객들의 반응은 열광적이었다. 김향금 교수는 "유럽 사람들은 특히 실제 불교수행에 정진하시는 스님들과 전문 무용수들이 함께 무대에서 공연하는 모습을 신비롭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2006년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공연 때는 90분 공연이 끝난 뒤 1700명 관객이 자리를 뜨지 않고 앙코르를 7번 하더군요. 나중에는 고수(鼓手)들이 힘에 부쳐 더 이상 앙코르를 받지 못하고 버텼는데, 관객들이 10분여 더 발을 구르면서 극장을 떠나지 않았어요."

'영산회상-니르바나'는 부채춤, 화관무, 바라춤, 나비춤 등 전통 무용, 불교 성악의 일종인 범패(梵唄) 등을 엮어 생로병사를 뛰어넘는 불교정신을 4계절의 변화 흐름에 상징적으로 담아낸다. 삼현육각(三絃六角), 호적, 취타 등의 전통악기가 총동원돼 연주하는 초대형 무대다. 석가모니가 영취산에서 법화경(法華經)을 설법한 것을 재현하는 불교예술의식 '영산재'를 바탕으로, 고구려 고분벽화, 고려·조선 탱화 등에 나타난 화려한 전통 복식과 무용까지 재현했다. 악(樂)·가(歌)·무(舞)가 모두 들어 있는 종합예술인 영산재는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됐다.

'영산회상-니르바나'는 13일 관객 3만명 수용 규모 카르미엘 야외대극장 공연을 비롯, 예루살렘(10일), 텔아비브(14일), 헤자리아(11일) 등 이스라엘 대도시에서 무대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