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혜린 기자] 한국 아이돌 그룹의 인기는 해외 동성팬이 좌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튜브 집계에 따르면 소녀시대, 2NE1, 미쓰에이, 포미닛 등 걸그룹의 뮤직비디오는 대체로 해외 여성들이 더 많이 클릭, 큰 관심을 보였으며, 남성 네티즌은 의외로 슈퍼주니어, 빅뱅 등 남성 그룹의 뮤직비디오도 많이 본 것으로 집계됐다.
걸그룹의 경우, 남성들의 '집중 클릭'이 예상됐지만, 의외로 또래 여성들로부터 훨씬 더 높은 지지를 얻고 있는 상태.
소녀시대가 4천만이 넘는 클릭수를 기록한 '지(GEE)'는 여자 13~17세, 여자 18~24세로부터 가장 높은 클릭을 받았다. 그 다음이 남성 45~54세다. 소녀시대의 클릭 성비는 대체로 이와 같았다. 남성팬들을 공략한 'Oh'의 뮤직비디오도 이와 같은 순위였고, 섹시하게 변신한 '런데빌런'과 '훗' 역시 이와 같은 성비를 보였다.
2NE1의 경우, 여성팬들의 클릭이 그룹의 인기를 이끌고 있다. '박수쳐'는 여자 13~17세, 여자 18~24세에 이어 여자 25~34세 집단이 클릭을 했다. 박봄의 '돈 크라이' 역시 마찬가지. 2천만건이 넘은 '파이어'의 경우도 여자 13~17세, 여자 18~24세에 이어서야 남자 35~44세 집단이 등장했다.
미쓰에이도 여성팬들이 움직였다. 800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한 '브리드'를 가장 많이 클릭한 집단은 여자 13~17세, 여자 18~24세, 여자 25~34세였다. 포미닛은 '거울아 거울아' 뮤직비디오 클릭수 중 69%가 여성으로 집계됐고, 최근 현아가 발표한 솔로곡 '버블팝' 역시 클릭 62%은 여성이었다.
소녀시대를 제외하곤 조회 통계 상위권에 거의 등장하지 않던 남성층은 오히려 남성 그룹의 뮤직비디오를 클릭했다.
2천만 클릭을 넘어선 슈퍼주니어의 '쏘리쏘리'는 여자 13~17세, 18~24세에 이어 남자 35~44세 집단이 뮤직비디오를 조회했다. 빅뱅의 최근 뮤직비디오인 '러브송'은 800만이 넘는 클릭수 중 여자 13~17세, 여자 18~24세에 이어 남성 13~17세 집단이 책임졌다. 비스트의 '숨' 역시 여자 13~17세, 여자 18~24세 이어 등장한 집단은 남성 13~17세 층이었다.
'루시퍼'로 2천만 클릭을, '링딩동'으로 1천만 클릭을 유도한 샤이니도 여자 13~17세, 여자 18~24세에 이어 남성 13~17세의 지지를 받았다.
물론 남성 네티즌의 클릭수는 열혈 여성팬들의 그것에 비해 절대적인 수치로는 낮은 편이었으나, 걸그룹 조회 상위권에 좀처럼 등장하지 않던 남성 10대가 한국 보이그룹 뮤직비디오 조회 상위권에 등장한 것은 이례적으로 풀이된다.
유튜브 조회수는 해외 팬들의 특성을 고스란히 반영한 수치. 국내 네티즌은 유튜브보다는 일반 연예게시판 등을 통해 뮤직비디오를 접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7일 200만건을 돌파한 현아의 '버블팝' 유튜브 조회수 중 국내 클릭은 10만건에 불과했다.
가요계에서는 이를 두고 한국 그룹이 전세계 10대들에게 '닮고 싶은 롤모델'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여자가 또래 여자의 뮤직비디오를, 남자가 또래 남자의 뮤직비디오를 찾는 것은, 이를 상당히 멋있고 따라하고 싶은 상대라고 여긴다는 사실을 시사한다는 것.
SM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동성 네티즌의 관심을 모으는 것은, 우리의 아이돌 그룹이 워너비 스타로 각광받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면서 "우리 그룹들에게서 사람들이 닮고 싶은 면을 보는 것 같다. 특히 걸그룹의 경우 당당하고 쾌활한 모습이 여성들에게도 거부감 없이 다가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큐브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도 "특히 걸그룹의 경우 여성들의 반응이 오히려 더 뜨거운 걸 알 수 있다"면서 "한 두개의 뮤직비디오에 나타나는 특성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그런 경향이 짙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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